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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 갤러리]레지스탕스 아발론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일반적으로 마피아 게임은 정보를 쥔 소수와 정보가 없는 다수의 대결을 그린 심리극 게임이다. '타불라의 늑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피아 게임은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고,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사회자 한 명을 필요로 하며, 게임 중 플레이어들이 계속 탈락해 게임에서 소외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김성일 코리아보드게임즈 과장은 "마피아 게임을 응용한 출판버전 게임들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특별규칙을 마련했지만, 게임의 근본을 엎지 않는 한 비슷한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마피아 게임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돈 에스크릿지의 '레지스탕스'는 이를 거의 완벽히 해결한 심리극 게임이다. 더 적은 인원이, 사회자 없이, 중도탈락 없이 즐길 수 있는 심리극 게임이라는 점에서 레지스탕스는 보드게임팬들에게 혁명적인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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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레지스탕스 아발론'의 5인용 게임준비 장면. 5명에서 10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


'레지스탕스 아발론'은 이 레지스탕스의 군사조직 테마를 아서왕 테마로 바꾸고 약간의 확장모듈을 더한 게임이다. 마피아 게임처럼 정보를 쥔 소수의 악역(惡役) 플레이어와 그렇지 않은 다수의 선역(善役) 플레이어가 대립하는 구조다.

이 게임에서는 원탁의 기사 중 배반자들이 있다는 상황설정과 풍전등화의 카멜롯 성을 구하기 위해 다섯 번의 원정 중 최소 세 번의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선역들의 목표가 제시된다. 악역들의 목표는 이를 방해하는 것이다. 물론 정보가 없는 선역 플레이어들은 누가 선역이고 누가 악역인지 알 수 없다.

1회의 원정은 원정대 멤버를 결정하는 투표와 이렇게 결정된 원정대들이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는 없지만 이 투표에서 다수의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선역들은 가능한 악역으로 의심되는 플레이어를 원정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이 원정대 구성 투표는 마피아 게임의 처형 투표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지만, 마피아 게임의 처형과는 달리 플레이어가 탈락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원정대가 꾸려지면 원정대로 선출된 플레이어들이 비밀투표를 해 원정의 성패를 가린다. 원정 실패에 투표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원정은 실패한다. 비밀투표이므로 원정이 실패해도 선역들은 이 사람들 중 배신자가 있다는 정보만 알게 되고 누가 배신자인지는 알 수 없다. 악역 플레이어가 원정에 참여해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다른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선역이라고 믿게 하는 기만전술 또한 가능하다.

마피아 게임에는 비밀리에 사회자와 소통해 악역 플레이어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선역 플레이어를 돕는 리더 격의 선역 플레이어가 한 명 등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레지스탕스 아발론에는 멀린을 맡은 캐릭터가 이 역할을 수행한다. 멀린은 게임 시작 때 악역 플레이어들이 누군지 아는 상황에서 게임을 시작하며 악역들의 원정 사보타지를 막는 역할을 한다.

마피아 게임에서 선역의 리더 격 플레이어가 너무 노골적으로 정보를 흘리면 악역 플레이어들에 의해 제거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처럼, 레지스탕스 아발론에서 멀린 플레이어도 노골적인 플레이는 자제해야 한다. 선역들이 승리하더라도 악역 플레이어들은 멀린이 누구인지 맞혀서 암살하는 것으로 게임을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멀린은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면서 자기 편에게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흘려야 한다. 악역 진영은 멀린의 정체만 알면 바로 역전의 기회를 얻기 때문에 항상 귀를 열고 멀린이 누구인지 단서를 잡아야만 한다.

멀린 외에도 기본 인물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들을 위해 다양한 특수능력의 캐릭터들이 있어 게임을 좀 더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레지스탕스 아발론 한국어판에는 기존에 별도 판매되던 랜슬롯 확장모듈과 엑스칼리버 확장모듈이 포함되어 있다. 랜슬롯은 강력한 기사이면서도 아서왕과 갈등을 겪었던 원작을 반영해 선역과 악역으로 소속이 바뀌는 특별한 캐릭터이다. 엑스칼리버는 원정의 성패를 뒤바꿀 수 있는 강력한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심리전의 재미와 테마몰입에 도움을 주는 특전을 선사하는 것이다.

한국어판은 국내 생산으로 품질이 수준급이다. 인쇄가 선명한데다, 종이타일이 두껍고 펀칭도 매끄러운 편이다. 카드와 타일의 글씨체가 게임성격과 어울린다. 박스는 견고하고 모서리 마감도 잘 되어 있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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