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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경영'으로 본 세종시대의 정치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의 지식경영 연구' 발간
[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세종시대의 정치를 ‘지식경영’으로 풀어낸 ‘세종의 지식경영 연구’를 펴냈다고 1일 밝혔다. 이 책은 조선시대 이래 최대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의 정치를 당시의 대표적 문헌과 기록을 통해 지식경영 측면에서 조명했다. 한중연 출판부의 AKS인문총서 시리즈의 14번째 권이다.

'세종의 지식경영 연구'를 기획한 정윤재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교수는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은 남다른 식견과 추진력으로 신료들과 토론하며 정사(政事)를 돌보았던 세종이 구체적인 정책과 사안들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며 다스렸는지를 분야별로 나누어 분석했다"고 밝혔다.

집필 참여 학자들의 전공이 역사학뿐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천문학, 음악학 등 문·이과를 망라해 세종의 리더십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책에서 분석대상으로 선정한 세종시대 문헌은 놀라울 정도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해 '고려사' '치평요람' '농사직설' '칠정산내외편' '세종실록악보' 등 우리나라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분야의 최고 편찬물들이다.

정윤재 교수의 '훈민정음 해례본 발간 전후의 정치과정 분석'은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를 마친 1443년(세종 25) 12월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간했던 1446년 9월까지 있었던 세종과 신하들 간의 토론과 정책집행 과정을 분석했다. 세종이 신하들의 훈민정음 반대 의견을 권위주의 전제군주처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책 토론, 설득, 명령과 지시, 결정 등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익주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는 '세종의 고려사 편찬과 지식경영'을 통해 "세종은 역사서를 단순히 왕실 권위를 쌓는 일차적 단계로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새 왕조 조선의 각종 제도와 문물을 정비하면서 그에 필요한 사례를 찾는 데 역사편찬을 활용했다"면서 "세종은 과거 역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재 국가의 제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고려사'를 통해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정책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정치사상을 전공한 박현모 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연구소장은 '세종시대 지식경영 사업의 결실, 치평요람'을 통해 세종의 지식경영을 조명했다. 박 소장은 "세종은 올바른 정치를 위한 지식을 역사 속에서 찾았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집현전 학사들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에서 총 1만 3,996건의 리더십 사례를 발굴해 '치평요람'을 편찬했다"고 말했다. '치평요람'에서 제시한 정치 지도자의 세 가지 덕목은 △간언(諫言)을 듣고 따르는 태도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명확한 인식 △열린 인재등용 등으로,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 따르면, 세종이 구현한 지식경영은 관련 사안이나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획득해 최상의 결정을 내리는 경세(經世)의 능력,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최고경영자나 최종 판단자의 경영방침과 결정을 권위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지적 능력이다. 세종 스스로 지도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 소통과 타협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국정 운영을 공고히 하고 추진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세종은 탁월하고 이상적인 지식경영자였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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