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구팀은 기존 에어컨 팬이 팬 날개 주변으로 복잡한 공기흐름이 발생해 소음이 증가하고 효율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의 생물학적 특징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혹등고래와 조개의 뛰어난 움직임에 주목하고 이들의 생물학적 구조가 주변의 공기흐름을 움직임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어준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혹등고래는 몸길이 15m, 무게 약 30톤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이지만 가슴지느러미 전단부의 독특한 혹 덕분에 재빨리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 조개 표면의 홈 구조는 포식자를 맞닥뜨렸을 때 빠르게 도망칠 수 있게 해준다.
생체모방 기술을 적용한 에어컨 팬.(사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공동연구팀은 혹등고래 가슴지느러미의 혹 모양과 조개 표면의 홈 구조를 모방한 장치를 개발해 에어컨 실외기 팬에 적용했다. 기존 팬에 비해 소음은 2데시빌(dBA) 저감하고 소비전력은 10% 줄였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국내 특허에 이어 8월에는 신기술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 10월에 출시한 LG전자의 고효율1등급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슈퍼5'에 첫 적용했다.
공동연구팀의 최해천 교수(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사업으로 다수의 생체모방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이 기술을 유체기계와 무인비행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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