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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다하르로 수도 옮기려는 탈레반…원리주의 강화 우려
정부 대변인 등 칸다하르로 이동…외교사절도 초청
종교지도자 아쿤자다 근거지…탈레반 영적 중심지
여성 교육 금지, 공개 처형 등 강경 정책 강화 가능성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이 순찰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21년 8월 미군 철수 이후 빠르게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수도를 카불에서 자신들의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로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칸다하르가 수도가 될 경우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종교지도자 히바툴라 아쿤자다가 이끄는 탈레반이 1996~2001년 첫번째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할 당시부터 근거지로 삼았던 칸다하르로 실질적인 수도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최근 탈라벤의 수석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와 정보당국 2인자인 이나물라 사만가니가 카불의 사무실에서 칸다하르로 갑자기 이동한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탈레반 정권은 최근 한달 동안 일본과 카타르 대표단을 카불이 아닌 칸다하르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같은 변경 사항에 대해 탈레반은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다. 그러나 탈레반 일각에서는 아쿤자다가 국가의 무게 중심을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옮기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카불에는 고위 군사 및 안보 장관과 대법원 판사 등 대부분 탈레반 관료들이 국제 대도시인 카불에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카불의 한 분석가는 “주요 대변인이 칸다하르에 있다는 것은 정부가 거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만수르라고 불리는 지역 사업가는 “칸다하르에서는 훨씬 더 크고 다양성이 좋재하는 카불보다 탈레반의 통제력이 강력하다”면서 “교육수준이 더 높고 많은 전직 관료들이 사는 카불에서는 완전한 복종을 강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의 근거지인 칸다하르는 61만4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이중 여성은 시장과 직장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남자들은 간음과 절도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스포츠 경기장에서 채찍질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칸다하르는 외형적으로는 발전하고 있다. 교외 산업지데에서는 국제 금융 제재를 면제받는 제약 공장 등이 가동되고 있다. 스노우파마의 대규모 공장에는 인도 기술자와 1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근무한다.

이 지역 이슬람 지도자들은 탈레반의 귀환에 열광하고 있다. 정권은 남성을 위한 수백개의 종교학교인 마드라사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바그람 공군 기지에서 3년 간 수감됐다가 풀려나 마드라사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무프티 아마둘라 헤마트는 “알라신 덕분에 치안이 회복됐고 정부는 모슬림에게 모든 권리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마드라사의 교수진들은 여성들도 공부를 할 수 있다면서도 성별로 분리된 시설과 같이 적절한 조건이 갖춰졌을 때만 실현될 수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무자히드는 “탈레반은 국제 사회와 더 나은 관계를 원하지만 그들은 결코 우리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가 왜 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율법이 가장 중요하며 공개적인 처벌은 시민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법을 알게 한다”며 이슬람 원리주의적 통치 방법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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