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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유국들 또 한 번 감산하나 …사우디, 투기세력 비난하며 가격 올리기 집중
[로이터]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회의를 앞두고 OPEC이 3일(현지시간) 회동한 가운데, 100만배럴 추가 감산 관측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OPEC 회원국 각국 대표단은 100만 배럴 감산안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란의 아미르 호세인 자마니니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OPEC+는 4일 회의를 여는데, 이보다 하루 앞서 러시아와 러시아 동맹국이 포함되지 않은 OPEC의 장관들만 따로 만났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OPEC 대표단은 정책은 다뤄지지 않았으며 러시아도 참여하는 4일 회의에서 주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OPEC 장관들은 회의와 별도로도 만났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과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이번 OPEC+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대 100만 배럴 감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OPEC+ 회원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고, 지난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이 합의될 경우 총 감산량은 전 세계 소비량의 4.5% 수준인 하루 466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주요 매체들은 추가 감산 전망의 근거로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장관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을 비난한 것에서 찾았다. 앞서 압둘아지즈 장관은 지난주 한 포럼에서 “가격 변동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WSJ은 월가 투기세력에 대한 압둘아지즈 장관의 이같은 ‘전투태세’가 이복형제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제 재편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원유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압박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가 OPEC+의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연이은 감산 이후 20% 내리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경제 개편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이어야 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분석가들은 압둘아지즈 장관의 원유 가격 지지 노력이 세계 경제 둔화 우려를 과소평가한 것일 수 있다면서, OPEC+ 회원국인 러시아가 약속과 달리 값싼 원유를 시장에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매도 세력을 겨냥한 그의 발언은 결국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만 일으켜 그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값싼 원유를 시장에 계속 공급해 원유 가격을 높이려는 사우디의 노력을 깎아먹고 있으며 동시에 압둘아지즈 장관이 다른 OPEC 회원국과 상의하지 않고 생산 관련 큰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내부에서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의 호마윤 팔락샤히 분석가는 압둘아지즈 장관이 공매도 세력에만 집중한 첫 번째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라며 “이 전략은 근본적인 시장 현실을 무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공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OPEC 관계자들은 최근 압둘아지즈 장관의 많은 결정이 시장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이뤄졌으며 사우디가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압둘아지즈 장관의 경고가 시장에 변동성과 공황 상태를 가져왔고, 사우디가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축소됐을 때 신속 대응에 실패한 경우가 많아 앞으로 시장에는 격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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