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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나트륨이온 배터리 대세될까? 전문가 “책상 속에 넣어 둔 연구일뿐”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 30~40%↓
낮은 에너지 밀도·짧은 수명 한계 명확
2025년 이후 일부 LFP 대체할 가능성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CATL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을 선언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두고, 시장의 대세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원가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0~40% 저렴하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반응성이 낮고, 효율도 떨어진다”며 “책상 속에 넣어둔 연구 결과를 꺼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생산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차세대 핵심 배터리 중 하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장화이자동차는 배터리 업체 하이나와 협력해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시제품을 지난 2월 공개했다. 세계 1위 배터리 회사 중국 CATL도 중국 체리자동차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납품한다고 밝혔다.

중국 BYD도 올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대량 생산을 예고했다. 중국 파라시스는 리튬이온과 나트륨이온 투트랙 전략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소재 업체들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BTR은 올해를 나트륨이온 배터리 산업화의 원년으로 보고, 최근 현지에서 열린 배터리 전시회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음극재와 양극재 제품을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에 나선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설계 및 제조 방법을 갖고 있다. 두 배터리 모두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며,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됐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들지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이 역할을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이 담당한다.

나트륨은 소금(염화나트륨·NaCl)의 주성분인 만큼 흔한 원소다. 리튬 매장량이 고갈되고 있는 데 반해 500배 이상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리튬 대비 10% 수준이다. 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나고,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 현상이 적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3년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생산량이 3GWh 수준에서 2030년에는 347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평균 성장률이 97%에 달하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값비싼 가격에도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영역을 넘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1970~1980년대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됐지만, 수명과 성능 면에서 월등한 리튬이온 배터리에 밀려 상용화가 되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나트륨은 리튬 대비 입자가 두 배 이상 크고 무거워 반응성이 떨어진다”며 “양극과 음극을 이동할 때 효율이 낮다”고 말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당 160W로, LFP(170W)와 유사하다. 반면 리튬이온은 210W 수준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 수명이 3000회 이상이라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2000회에 그친다.

당장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경우 양극도 나트륨 기반의 양극을, 음극도 하드카본 계열을, 음극 기판도 동박 대신 알루미늄박을 사용해야 하며 전해질도 나트륨 계열로 바꿔야 한다”며 “공급망이 전체적으로 달라져야 하는 만큼,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로 자리 잡기보다 LFP를 대체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에너지 밀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저가형 짧은 주행거리의 전기차에 탑재될 때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경쟁력이 있다”며 “당장 리튬이온을 대체하기는 어렵고, 2025년 이후 LFP를 대체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로는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황 배터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전고체, 리튬황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전기차용은 물론이고 로봇, 드론, 이바이크,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서 더 유망할 것”이라며 “전고체, 리튬황에는 리튬이 더 사용돼 리튬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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