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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포용성과 다양성의 조화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잠시 머물면서 내 나라에서 사는 것과는 다르게 많은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만 살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위상 그리고 그 반대의 일들과 더불어 사소하게 여기거나 무심히 지나쳤던 제도의 우월성 등 직접 겪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들어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이민자’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이다.

미국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민자들이 중심이 돼 일군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다양한 국가에서 건너온 많은 이민자 친구과 대화해보면 ‘기회의 땅 미국’에서 정착하고 살기 위해 각자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나보다는 더 나은 삶을 내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이곳에서는 고국보다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는다는 확신으로 많은 사람이 새로운 터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미국에 온 이유는 각자 조금씩 달랐지만 미국 시민이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공통점이 있었다. 미국 시민으로 반드시 살아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회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지방정부나 주정부의 정책적 손길,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된다. 정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포용하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뼈대를 이루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또 다른 축을 차지하고 있다. 타국에서 시민으로 정착하기 위한 힘든 과정은-원 국적을 불문하고-말로는 설명을 다 하지 못할 정도로 사회의 각 분야에서 흐트러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 역사의 길이로 이들의 힘든 정도를 가늠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주노동자 복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회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을 언급하는 사회가 이미 그리 낯설지 않다. 최근 우리는 저출산대책으로서 이민정책을 보다 활발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배제에 대한 경계와 통합을 위한 노력 차원에서 여러 정책이 시행됐지만 저출산정책으로서의 이민정책은 그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와 세련된 시각을 요구한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의 단단한 토양 마련과 더불어 다음 세대로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아동에 대한 지원이 더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민자들이 유입되면 저출산 문제는 곧 해결될 것 아니냐는 단답형 질문과 답으로 이 시점을 지나치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의 수용성, 사회 통합 등 ‘이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정책의 이면에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당연한 사회적 표준으로서의 가치를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그에 따른 준비는 어느 정도 돼 있는지 차근차근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시민사회의 역량과 수준, 선진국을 가늠하는 초석을 쌓는 길일 것이다.

이윤진 서원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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