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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쌍한 다음 버리지 마세요” 9년 동거 카카오 헤어질 결심? 시끌벅적
이재웅 다음 창업자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우리 대학땐 네이버보다 다음 계정 하나씩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예전엔 다음카페 참 많이 썼는데, 불쌍한 다음 버리지 마세요”

“나는 몇년전까지 네이버보다 다음을 썼다”

합병 9년만에 카카오가 포털 다음과 또 다른 이별을 준비중이다. 다음을 별도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다고 발표하면서 카카오가 결국 다음을 손절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카오 입장에서 다음은 ‘계륵’ 같은 존재가 돼 가고 있다. 실적은 갈수록 부진하고,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나 관련 댓글, ‘다음 아고라’ 운영 등과 관련해 좌편향 논란 등이 계속되며 정치권과 갈등을 빚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분사나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는 위험부담만 있고, 별로 돈은 안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다음과 결별을 하고 싶을 것”이라며 “다음을 떼어놓기도 쉽지 않아, 일단 별도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운영, 상황을 보겠다는 의도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내 독립기업(CIC)은 말그대로 회사만 기존처럼 사내에 두고, 운영은 독립적으로 하는 형태다.

다음 로고

이번 결정으로 ‘포털 사이트’ 개념을 처음으로 알리고 대중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다음은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됐다.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세운 다음은 무료 메일 서비스(한메일)와 커뮤니티 서비스(다음 카페), 검색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포털업계 개척자이자 최강자였다. TV광고를 통해 ‘다음에서 만나자, 다음’이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식인’을 앞세운 네이버와 구글에 점유율을 뺏기면서 정체에 빠졌고 2014년 카카오에 인수됐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2015년 다음이 아예 ‘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하자 “즐거운 실험이 이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다”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뚜렷한 반격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포털의 핵심인 검색 시장에서도 점유율 4.67%에 머무르고 있다. 네이버와 구글 점유율은 각각 59.46%, 30.61%다.

카카오 판교 사옥

카카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다음을 포함한 포털비즈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7% 줄어든 836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가 톡비즈와 기타 분야 플랫폼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와 1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비용·편익 측면에서 봤을 때 각종 ‘정치 리스크’ 등으로 포털 운영에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이에 따른 수익은 감소 중인 만큼 결별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 평이다.

이와 관련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도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다음과의 결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품을 떠난 포털 다음의 생존은 사실상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네이버와 구글의 독점체제가 워낙 공공해 다른 포털들 같이 다음 역시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측은 독립된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음을 위한 목표를 따로 세우고 이에 맞춘 서비스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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