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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사실확인 먼저”…尹국빈방문 우려엔 “문제없다” 진화 주력 [美 감청 파문]
NYT 등 “美CIA, 韓 국가안보실 도·감청 정황 의혹”
대통령실 “객관적 자료로 커뮤니케이션…美와 협의”
“한미정상회담 악영향 없다…불투명성 길지 않을 것”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약 2주 앞두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도·감청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실도 파장에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면서도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문제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논란 조기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0일 헤럴드경제에 “(제기된 의혹은) 사실관계 확인부터 시작이 돼야 하고, 우리가 당장 ‘보도된 것이 맞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내기에는 조금 신중하게 살펴봐야 될 체크포인트들이 있다”며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서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공조하면서 얘기하고 협의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금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관련 세력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 않나”며 “일단은 사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러시아측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미국과 동맹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시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8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가 트위터, 텔레그램 등에 다량 유출됐으며,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을 제공할지 여부에 대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사이 대화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역시 내용을 보고받고 관련 사안을 잘 살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사안 자체가 일단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또 실제 도·감청이라 하면 전화인지 이메일인지 등을 확인을 하고 차분히 들여다볼 때”라며 “그 후에 항의를 하거나, 경고를 하거나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열린 2023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있다. [연합]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사안이 양국간 신뢰를 흔들 정도의 사건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이번 도·감청 의혹과 관련한 미국측과의 상호 결론이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전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정상회담에 올릴 만큼, 서로가 얼굴을 붉힐 만한 사안이 될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서로가 한미동맹 70주년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 뿐만 아니라)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방문이자 (윤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인 만큼, 불투명성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 역시 “현재로서는 악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특히, 미국 국빈 방문이라는 큰 카드를 따낸 이상 (한미 양측 모두) 분위기를 나쁘게 돌릴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이 이제 (미국에) 가서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늘어난 것”이라며 “미국관의 관계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국가안보실과 대통령 경호처 차원의 보안 강화 조치 역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 문제를 또다시 꺼내든데 대해서는 “무관한 문제”라고 일축했다.

yuni@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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