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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특수, 다 끝났다” 배달기사 실수입 20만원 줄었다
수입 줄고 주유비 등 비용은 증가
하루 배달 건수도 46 → 36건 감소
배달일 관두는 라이더도 속출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 “처음 배달 시작했을 때는 한 시간에 10건을 배달했어요. 지금은 하루에 10건 배달하면 ‘오늘 운 좋다’ 하게 돼요.”

2021년부터 배달 기사로 활동한 A(21)씨는 요즘 줄어든 수입에 비해, 기름값 등 각종 비용은 올라 걱정이 많다. A씨는 “한창 때는 실수입 400만원까지도 갔는데 요새는 300만원 겨우 넘을까 말까입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성수기였던 배달 시장이 주춤하면서 배달 기사의 수입이 감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감은 줄었지만 유류비, 보험료, 식비 등 비용은 늘었다. 배달로 월 500만원 이상 ‘고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말에 유입됐던 기사들의 이탈 현상도 감지된다.

20일 한국노총 산하 중앙연구원이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와 실시한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 기사 실질 수입은 21만1000원 감소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2022년 6~8월) 배달 기사의 월 평균 실질 수입은 268만원으로, 해제 이전(2021년 10~12월)인 289만1000원과 비교하면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대면 조사한 플랫폼 노동자 600명 중 배달 기사 200명에게 받은 답변으로 이 같이 분석했다.

수입이 줄어든 이유는 배달 건수 감소가 결정적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배달 1건당 받은 금액은 3770원에서 3985원으로 증가했으나, 평균 배달 건수 감소와 비용 증가로 실질 수입은 줄었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전 하루 평균 46.1건이던 배달 건수는, 해제 이후에는 36.8건으로 27.6% 감소했다. 반면 비용은 크게 늘었다. 특히 유류비와 보험료가 인상돼 부담이 크게 상승한 탓이다. 유류비는 거리두기 해제 이전 28만1321원에서 해제 이후 52만8145원으로 87.7%가량 늘었다.

업무용 보험료는 17만5990원에서 30만3763원으로 72.6% 증가했다. 지난해 부터 지자체가 1년 이상 보험 미가입 이륜차의 경우 말소가 가능해지면서 보험 가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버는 돈이 줄어들면서 배달 일을 관두는 기사들도 생겼다. 코로나19 초창기였던 2020년에 일을 시작했다는 30대 배달 기사 B씨는 지난해 12월 배달 일을 그만 뒀다. B씨는 “코로나 초창기에 비해 수입이 말도 안되게 줄었다”며 “배달 기사가 늘어나서 경쟁이 점점 심해졌는데, 이번 겨울은 특히 심했다. 2년 동안 주업으로 뛰었지만 코로나19가 끝나가니 역시 배달은 ‘부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비용이 느는 만큼 배달료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구에 따르면 배달 기사를 포함한 플랫폼노동자 57%가 현재 보수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노동자들은 현재보다 10~20% 보수가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플랫폼노동자의 ‘건당 보수액’의 인상이나, 관련 논의가 쉽지 않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 위원회 설치 등 논의 구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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