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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 심상치 않다
개봉 2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N차 관람·만화책·OST 등 신드롬
3040의 향수…복고 콘텐츠로 인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옛 추억을 다시 소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노우에 작가님 사랑합니다”

지난 4일 개봉한 화제작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040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봉 2주 만에 1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애니메이션 영화로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첫 100만 영화 “굿즈·OST 등도 인기”

19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누적 관객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새해 들어 1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처음이다.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 등 타 영화 대비 적은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후 좌석 판매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무서운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리고 있다. 만화 ‘슬램덩크’의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소비의 중심에 있는 3040들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N차 관람은 물론 굿즈 및 만화책 구매, ‘슬램덩크’ OST(배경 음악) 인기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현재 슬램덩크 시리즈 7종이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20위권 내에 안착하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불고 있음을 입증했다.

자막, 더빙, 돌비 등 다양한 포맷으로 N차 관람을 이어나가고 있는 일명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 자)들은 극장별, 주차별 특전을 수집하며 인증샷을 공유하고, 자체 팬아트까지 업로드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며 ‘슬램덩크 붐’을 이어가고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이어지는 입소문 열풍으로 앞으로도 흥행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90년대 농구 신드롬 주도…3040 향수 불러 일으켜

원작인 ‘슬램덩크‘는 일본에서 1990년~96년 주간 ‘소년챔프’에 연재된 후 한국으로 들어와 인기를 끌었다. 이후 장동건, 손지창, 이종원, 이상아, 신은경이 출연한 농구 드라마 MBC ‘마지막 승부’(1994)가 큰 인기를 얻으며 90년대는 그야말로 ‘농구 신드롬’이 일었다.

겨울 스포츠 농구대찬치와 미국 프로농구 NBA 덕후들도 많았다. ‘응답하라 1994’의 여주인공 성나정(고아라)는 연대 농구선수인 컴퓨터 가드 이상민 오빠의 빠순이였다.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 등을 통해 마이클 조던이 맹활약한 시카고 불스,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던 매직 존슨 등이 이끌어가던 로스엔젤레스 레이커스, 레이커스팀의 라이벌로 래리 버드를 보유하며 시스템 농구를 하던 동부 명문 보스턴 셀틱스 등 NBA 팀들에 관한 정보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당시 농구를 좋아했던 청소년들은 지금, 3040 세대가 돼 복고 콘텐츠로서 슬램덩크를 소비하고 있다. 이들은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 등 주전 5인방이 스크린에서 살아 움직이자 당시의 감정이 살아나는 듯하다고 소감을 내놓는다.

특히 “왼손은 거들 뿐”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종료된다” 등 명대사는 이들의 뇌리에 꽂히며 추억을 되살린다. 적어도 러닝타임인 124분 동안은 당시의 뜨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런 기분을 만끽하기 위함인지, 홀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유독 많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040 세대에게 추억을 되새기며 현재의 어려움을 잊고 동류 의식을 가져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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