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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4점 남은 조선 나전칠기함, 국립중앙박물관 품으로
박물관회 젊은친구들, 문화재 기증
백제 후예 오오우치 가문 전래
91년 크리스티 경매서 일본 소장가 낙찰
30년만에 시장에 재등장…우여곡절끝 환수

조선 나전함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세계적으로 4점 남은 조선시대 나전함 중 1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착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회의 젊은 기업인들 모임인 젊은친구들(YFM)이 해당 유물을 구입해 기증했다고 밝혔다.

기증받은 나전함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는 16세기 대담한 문양과 여백의 미가 뛰어나 조선 나전칠기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신성수 국립중앙박물관회 컬렉션 위원장은 “일본 오오우치(大內)가문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문에서 오래 소유하다가 1991년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고 이후 일본인 소장가가 30년 넘게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다시 나와 국내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오우치 가문은 백제의 후예로 알려져 있으며, 16세기까지 일본 서부지역의 유력 가문이었다. 조선 나전함은 전세계에 4 점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기증으로 3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하게 됐다. 나머지 1점은 동경국립박물관이 보유하고 있으며, 보물로 지정된 상태다.

나전함의 크기는 세로 31센치 가로 46센치로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상자 뚜껑은 16세기 원형 그대로이나 몸체는 후에 보수했다. 칠을 하기 전 함을 직물로 싸, 습기로 나무가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고급 칠기 기법이 사용됐다.

상자 전체에 연꽃 봉오리, 잎받침이 있는 연꽃, 활짝 핀 연꽃 등 여러 모양의 연꽃들이 꽉 차게 배열되어 있다. 넝쿨줄기와 잎사귀는 자개를 짧게 붙인 끊음질 방식으로, 꽃은 망치로 때린 타찰법으로 새겨넣었다. 나전함 뚜껑의 네 변과 각 모서리는 촘촘한 나전 장식으로 마무리해 정돈된 느낌을 준다. 박물관측은 “고려나전칠기에 비해 조선나전함은 그 수가 현저히 적다. 이번 기증작은 고려적 전통에서 벗어나 조선 특징이 나타나는 매우 귀한 문화재”라며 “연꽃을 크게 표현하는 대담한 문양, 끊음질이나 타찰법 등 조선시대 특유의 제작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상 YFM 위원장은 “2008년 한국문화유산을 지키고 공유하고 계승하자는 취지로 6명이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100명넘는 회원이 있다”며 “이번 기증작은 문화재를 잘 모르는 문외한의 입장에서 보아도 아름답다. 기증할 수 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YFM이 문화재를 기증한 것은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 째다. YFM은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를 적극 환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화재 기증에 힘쓰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전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나전칠기는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문화재다. 돌아오는 과정도 힘들었다. 박물관회와 YFM의 소중한 뜻을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 나전함 국내 귀환 [헤럴드DB]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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