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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23년 한국경제 희망이 돼야 할 ‘수출 토끼점프’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열며 받아든 무역대국 한국의 지난해 교역 성적표는 오묘하다. 슬픈 건 아니지만 기뻐하기도 어렵다. 성적은 좋은데 수업료를 너무 많이 썼다. 남는 건 아쉬움이지만 희망도 보인다. 답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수출의 토끼점프 실적만이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달러(약 863조7657억원)다. 2년 연속 증가이고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품목에서 무수한 기록 경신이 나왔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 지역별로도 증가세가 두드러진 곳이 많다. 그렇게 한국은 세계 6위의 무역강국으로 올라섰다. 정부가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선전한 결과”라고 자평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과 중국의 제로코로나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글로벌 무역이 둔화한 속에서 거둔 실적이다. 일본 독일 등 다른 경쟁국에 비해 수출증가율도 높다. 선전으로 평가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만큼 의미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472억달러(약 59조6136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적자다. 기존 최고치였던 1996년 206억2000만달러(약 26조430억원)의 배가 넘는다. 물론 한국은 파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사와서 가공하는 자원부족국이다. 수출은 필연적으로 수입의 증가를 불러온다. 실제로 지난해 무역규모 대비 무역적자의 비중은 지난 1996년(206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적자액이 크다지만 그만큼 교역 규모가 커졌으니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에너지 인플레 요인이 전체 수입 증가의 4분의 1을 넘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통제 불가 요인이었고 과도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구조였다.

문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 추세다. 심지어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정도다. 12월엔 -9.5%나 됐다. 글로벌 경기하강 신호마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가속도를 붙여 새해를 맞아도 모자랄 판에 동력이 떨어진 상태로 출발하는 셈이다.

역량을 결집해 수출을 늘리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많은 기관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해만큼의 실적도 기대난망이란 곳도 많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언제나 극복했다. 이번에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토끼처럼 점프해야 한다. 무엇보다 출발이 중요하다. 시작이 절반이다. 1월 수출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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