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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어, 산 채로 삶으면 학대?” 사람 알아볼 만큼 똑똑, 이유 밝혀졌다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간 뇌 발달과 공통점 발견.”

문어가 인간의 뇌 발달과정과 유사한 발달과정을 보인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미국 막스 델브뤼크센터 연구팀은 문어가 인간 등 척추동물과 유사한 발달 과정을 거쳐 복잡한 뇌 기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25일 자에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사람을 알아볼 만큼 높은 지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선 문어를 산 채로 삶아선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한 동물복지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도 의견을 보태고 있는 것. 지각 능력이 있는 문어 등을 산 채로 요리하는 것은 ‘학대’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문어의 조직 샘플 18개를 분석한 결과, 신경조직과 뇌 총 42개 부위에서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했다. 마이크로RNA는 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RNA를 말한다. 종류도 훨씬 다양했다. 비슷한 연체동물인 굴은 계통적으로 마지막 분화 이후 5개의 새로운 마이크로RNA를 획득한 반면 문어는 90개가 새로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어는 RNA 편집을 통해 마이크로RNA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확인됐다. RNA 편집을 통해 다양성을 높이는 것은 척추동물의 발달에서 주로 보이는 특징이다.

니콜라우스 라제프스키 미국 막스 델브뤼크센터 교수는 “문어는 척추동물과 유사한 발달 과정을 거쳐 다양한 마이크로RNA를 가지고 있다”며 “인간과 문어의 연결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문어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통해 무척추동물인데도 뛰어난 지각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쥐 수준의 미로학습 능력을 지니고 있고,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과 학대하는 사람을 구별할 줄도 안다.

뿐만 아니라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존재로 오해하기 쉽지만 ‘지각이 있는 생물’이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LSE) 연구팀이 통각 수용체 유무 및 뇌 특정 부위와의 연결 여부 등 8가지 조건을 살펴본 결과, 문어가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아주 강력한’ 증거가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발의된 영국 동물복지법에 문어를 포함시켰다. 해당 동물복지법은 정부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동물이 지각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도록 하는 걸 골자로 한다.

한편 비척추동물의 동물복지권에 대한 논의는 최근 들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8년 스위스 정부가 랍스터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사람에게 벌금형을 내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다른 국가에서도 관련 법안 검토 등에 나섰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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