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변화의 주축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세대 호칭이 MZ세대다. 그렇다면 MZ세대를 잇는 다음 세대는 누구일까.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α)세대’가 바로 그들이다. 알파세대의 사회학적 의미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를 이해하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나 13세 이하인 초등학교 6학년보다 어린 연령대다. 통상 15년 간격으로 새로운 알파벳으로 세대를 구분하는 것을 감안하면 2024년생까지 알파세대라는 명칭을 갖게 된다.

A가 아니라 ‘알파(α)’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의미한다.

알파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길러졌으며, 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2018년 영국에서 태어난 18개월된 아이가 처음 한 말이 ‘엄마’, ‘아빠’가 아니라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호출 신호인 ‘알렉사’였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된다. 알파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생활하는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인 셈이다.

알파세대의 가장 일반적인 꿈은 의사도, 변호사도, 연예인도, 운동선수도 아니다. 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제 1순위다. 대부분의 지식은 유튜브에서 배우고, 공부나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이 인기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많을수록 인기가 많다. 미국 키드플루언서 라이언은 장난감 콘텐츠로 유튜브에서 지난 2018년 22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파세대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 중 하나가 ‘욕망을 합리적으로 다루는 방법’이다. 즉 제대로 된 경제 관념이다. 용돈이 부족했던 기성세대는 소비 욕구를 억제하는 것을 익혔다면 풍족한 알파세대는 스스로 소비욕구를 콘트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욕망의 분리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세대이다.

소비와 절제를 익혔다면, 투자 관념은 이들 세대의 현실성의 정도를 높여 줄 덕목이다. 부동산 위주의 투자 개념이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가상자산, NFT, 미술품, 달러 등으로 다양해졌다. 자연스레 이들 자녀들인 알파세대의 투자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현금을 용돈으로 주는 대신 주식을 사주는 부모나 조부모가 늘고 있다.

이러 현상은 세계적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키드프레너(kidpreneurs, 어린이(kid)+사업가(entrepreneur) 합성어)’를 양성하는 교육이 일반화됐다.

이들 사업 영역은 요리 유튜버부터 패션 디자이너, 사탕 제조, 푸드 트럭, 앱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자선 재단에 기부하는 모습도 보인다. 저출산 시기에 태어나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 환경 속에서 자랐고, ‘워라밸(일(work)과 인생(life)의 균형(balance)’, ‘저녁이 있는 삶’처럼 여가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접했다.

국내에서는 ‘K-컬처’로 대변되는 문화적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AI 등 첨단 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태어나면서부터 일상화하고 있다. 학교에 입학했지만 대부분을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를 쓰고 대면 접촉이 제한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자기중심성이 높고 남들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정답을 찾으려는 경향 또한 강하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세대 담론이 구별과 구획에만 집중한다면 서로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강조하기 쉽다”며 “세대 구분을 통해 사회변화를 파악하고 다른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세대 공감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가 말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