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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 잘려도 되살아나는 도마뱀처럼” 인간 세포도 재생능력 있다?
- 생명연·포스텍 공동연구, 조직 재생 관여하는 ‘Dsp’ 단백질 발굴
세포 리프로그래밍 과정 중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중간단계세포에 데스모솜 단백질을 염색한 후 공초점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꼬리가 잘려도 다시 자라나는 도마뱀처럼 사람의 세포도 재생할 수 있을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장환‧이정수 박사 공동연구팀은 포항공과대학교 김종경 교수팀과 함께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작용하는 데스모플라킨(Dsp)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조직 재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하등 동물의 뛰어난 재생능력이 포유류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재생의학의 가장 큰 의문이었으나 진화적으로 포유류에게도 공통기전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새로운 재생의학적 기술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서류와 물고기와 같은 하등 동물은 신체 일부가 절단되더라도 해당 조직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는 조직 재생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고등 동물은 이런 능력이 없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동물의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인자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포유류에서는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아체(芽體) 세포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재생의학은 치료 세포를 이식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인간의 몸은 태어나서 20대까지 성장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손상되어 간다. 재생의학은 이 손상의 속도를 늦추거나 손상된 신체나 기능을 재생, 회복, 대체하는 것으로, 알츠하이머, 척추손상, 당뇨 등 적절한 치료방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의학의 가장 핵심은 환자맞춤형 치료 세포를 만드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다. 리프로그래밍이란 분화가 끝나 이미 특정 조직이 된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만들어진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필요한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유도만능 줄기세포가 무한대로 자라나는 특성으로 기형종을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것이 직접교차분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미 분화를 끝낸 세포에 유전자 또는 화합물과 같은 만능성 인자를 첨가하여 목적으로 하는 세포로 전환하는 기술로 유도만능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아 기형종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생명연, 포스텍 공동연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직접교차분화 기술의 기전을 분석한 결과,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관련이 있는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아체 세포 생성에도 공통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직접교차분화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중간단계세포’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발현되는 데스모플라킨(desmoplakin, Dsp)이라는 단백질이 아체 세포의 형성에도 관여하여 조직 재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직접교차분화 과정에서 데스모플라킨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자 중간단계세포의 형성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제브라피시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자 지느러미 재생이 원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체 세포의 형성 또한 저해됨을 확인했다.

만능성 인자를 이용한 직접교차분화기술은 생명연 개방형 창업기업 ㈜리제너스로 기술이전,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장환 박사는 “도마뱀의 뛰어난 재생능력이 포유류에서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공통된 기전이 포유류에 있을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했다”라며 “유도만능 줄기세포 기술의 안전성과 생산성 우려를 극복하고 나아가 새로운 재생의학적 원천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탐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0월 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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