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하는 탓에 대만에 판매키로 한 무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력 통일’ 가능성까지 수차례 언급하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대만의 자체 방어 능력을 증강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의회 관계자 등을 인용해 대만에 대한 무기 미납 규모가 지난해 12월 140억달러(약 18조7320억원)에서 187억달러(약 25조206억원)로 크게 늘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에 미공급된 무기 가운데는 2015년 12월 주문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208대,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215대 등도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란 호평을 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비롯해 곡사포 등도 아직 납품이 안 된 상태다. 이들 무기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것과 같은 종류다. 이 밖에 대함미사일 하푼은 2026년 이후, F-16 전투기 66대는 2025년 전후로 납품 가능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이르면 2027년 대만 무력 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대만에 대한 무기 납품이 지연되면서 미국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텍사스) 하원의원은 “일부 경우에는 3년 이상 대만에 납품이 안 된 무기 판매도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보듯이 침공 이후보다 침공 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