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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빠르고 더 널리 퍼진 조류독감, 물가복병 우려된다

전국에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특히 올해는 조짐이 심상챦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속도 역시 역대급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 창궐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안 그래도 암초 투성이인 한국 경제에 새로운 물가 복병이 출현한 것이다.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 종오리농장에서 처음 확진된 이후 AI는 요 며칠새 경기도의 용인 화성 이천까지 올라왔다. 지금까지의 확진 사례만 21건에 달한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전국이 영향권에 들어간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살처분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달걀값은 출렁거리고 당국은 매점매석 단속에 나섰다.

AI의 피해는 막대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닭·오리가 2600만마리에 달한다. 보상금만 해도 1000억원은 족히 넘는다. 달걀 한 판(30개)에 1만원이 넘는 금계란 사태가 발생하고 식탁과 제과 제빵업계엔 한숨만 넘쳐난다. 거기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닭고기대란에 음식점과 사료산업, 육류가공업 등 연관 업종의 연쇄 피해는 금액으로 따지기 어렵다.

올해는 예년 이상의 메가톤급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AI 창궐이 전 세계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올해 들어 살처분된 조류가 5000만마리를 넘어 지난 2015년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럽에서의 AI 발생 건수는 80% 이상 늘었다. 바이러스 유형도 다양해졌다. 우리나라는 시베리아를 거쳐 국내로 들어오는 철새의 주요 전파 경로에 놓여 있다. 올 들어 유입 철새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AI대란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고물가는 잡히지도 않았는데 에그플레이션이란 대형 물가 불안 요인이 또 나왔다.

현재로선 철통 방역만이 최선이다. 추가 확산을 막아 피해를 줄이는 길뿐이다. 정부는 가금농장 출입차량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GPS 장착한 후 운행토록 하고 있다. 정기 소독과 발병 신고 감시 시스템도 강화했다. 긴급특별방역대책 시행을 선포한 지자체도 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철새 조망 관광객들까지 포함해 전 국민이 AI 확산 방지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무엇보다 근본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벌써 십수년째 거듭되는 일임에도 살처분 이외엔 별다른 AI대책이 없다. 지난 2018, 2019년처럼 큰 피해 없이 넘기기를 바라는 천수답 대응 수준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이참에 조류용 AI 백신 개발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거듭되는 시장이 존재하는데 근본처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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