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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보수당, 트러스 후임총리 선출 ‘속도전’
44일 ‘최단명’ 사임...이르면 24일 선출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 경선 규칙 발표
의원 100명 이상 추천으로 등록 요건 강화
野 ‘조기 총선’ 요구는 현실화 가능성 희박
지난 경선 2위 수낵·3위 모돈트 선두권
존슨 前 총리 복귀 여부 가장 큰 변수될 듯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발표하며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란 ‘오명’을 쓰고 퇴진하는 가운데, 집권 보수당이 약 일주일 만에 후임 총리를 선출하겠다며 가속 페달을 세게 밟고 나섰다. 경제·안보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 흔들리는 리더십 문제를 조기에 해결함으로써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불거지는 ‘조기 총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최근 보수당 대표 경선 최종 결선에서 트러스 총리에 고배를 마셨던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이 레이스 선두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보수당 소속 하원 의원 다수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귀환에 무게를 실으며 누가 위기의 영국호(號) 조종간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임 총리가 될 당 대표 경선 절차를 주관하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서둘러 경선 규정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후보 등록 요건을 동료 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으로 종전 요건(20명 이상)보다 대폭 강화한 점이다. 보수당 의원이 357명인 점을 고려하면 후보는 최대 3명까지 나올 수 있다. 후보 난립을 막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오는 24일 오후 2시(한국시간 24일 오후 11시) 마감되는 후보 등록 결과 자격을 갖춘 후보가 1명뿐일 경우 해당 후보는 바로 차기 총리 겸 당 대표로 당선이 확정된다. 후보가 2~3명일 경우 의원 투표가 실시, 최종 후보 2인을 선정하게 된다. 의원 투표는 최종 당락엔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열세인 쪽에 사퇴 압력을 가하는 지렛대가 될 전망이다. 열세인 후보가 자진 사퇴 시 남은 후보가 당원 온라인 투표 없이 바로 당선자로 확정된다.

최종 후보 2인 중 사퇴자가 없다면 당선자는 전체 당원들의 온라인 투표에서 결정된다. 이 경우 최종 당선자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조기 총선’에 대한 여론의 요구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권을 내줄 것이 분명한 흐름 속에 보수당이 조기 총선에 동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관심은 보수당 내부 후보 중 누가 트러스 총리의 뒤를 이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당장은 트러스 총리와 마지막까지 경합한 수낵 전 장관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트러스 총리의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했던 수낵 전 장관의 비판이 최근 금융시장 대혼란을 통해 옳았음이 증명되며 현재 위기를 극복할 ‘경제 전문가’로서 역량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내각 구성원 중 가장 먼저 사표를 던져 존슨 전 총리 사임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배신자’ 이미지가 생겼다”며 “보수 색채가 강한 보수당원들 사이에선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인도계) 총리’ 타이틀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도 강력한 후보다. 그러나 트러스 총리가 그랬듯이 아직 검증이 안됐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장 큰 변수는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보수당 의원 24명이 벌써 존슨 전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원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트러스 총리를 지지하고 내각에 참여한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 케미 베디너크 국제통상부 장관 등도 차기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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