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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국에 진짜 NFT 없다” 2조원짜리 ‘원숭이 NFT’ 멤버 ‘쓴소리’
리차드 리 ‘아트인모션’ 대표 인터뷰
시총 1위 NFT ‘BAYC’ 초창기 멤버
“NFT, 단순히 돈으로 봐선 절대 안돼”
“한국, 아시아 NFT시장 중 밑에서 2위”
“문화로서 NFT 바라봐야…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다”
리차드 리 아트인모션 대표. NFT 시가총액 1위 컬렉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초창기 멤버 중 하나다. 한국계 미국인이며, 최근 한국에 '아트인모션'회사를 설립했다. 한국의 얼을 담은 NFT 및 관련 라이선스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트인모션 제공]
한국에 ‘진짜’ NFT는 없다고 보면 된다.
NFT는 하나의 문화로 인식돼야 하지만, 한국에선 오로지 NFT를 ‘돈’으로만 본다.
이런 인식이 한국을 NFT 시장에서 뒤처지게 한다.
리차드 리 아트인모션 대표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초창기 멤버)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시가총액 2조원에 육박하는 전 세계 1위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이 컬렉션은 세상에 딱 1만장만 존재하는 원숭이 이미지다. 다양한 눈, 얼굴 표정, 의상, 배경 등을 조합해 단 하나도 똑같은 원숭이가 없다. 일종의 디지털 프로필로, 온라인상에서 나를 투영하는 자화상 역할을 한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초창기 멤버에는 한국계 미국인 ‘리차드 리(Richard Lee)’가 있다. 리차드 리는 오랫동안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아트디렉터(Art Director)로 일했다. BAYC ‘리드콘셉트아티스트’로 참여해 프로젝트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가 최근 한국에 ‘아트인모션(Art In Motion)’이란 법인을 설립했다. NFT 라이선스사업 진출이 목적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에 있는 ‘아트인모션’ 사무실에서 리차드 리 대표를 직접 만났다. 한국 NFT시장의 문제점 및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NFT로 돈 벌려고 해선 안 돼…‘디지털 문화’로 봐야”

한국 NFT시장의 특성에 대해 묻자 리 대표는 “한국에는 아직 ‘진짜 NFT’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게임, 유통 등 다양한 국내 산업에서 NFT가 발행 및 거래되고 있기에 다소 당황스러운 답변이었다.

그는 “NFT는 특정 제품이나 투자 대상이 아니라 ‘문화’”라며 “그런데 한국은 NFT를 여전히 돈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NFT는 한국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장의 가치가 수억원을 호가하는 ‘BAYC’ 프로젝트의 시작도 ‘재미’였다고 그는 강조했다. 리 대표는 “BAYC는 원숭이 디지털아트를 즐기려는 지역별 커뮤니티 이용자끼리 단순히 재미를 위해 시작됐다”며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소통하다 보니 하나의 문화가 되고 유명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리차드 리 아트인모션 대표. [아트인모션 제공]

국내 여러 기업이 NFT를 출시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과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NFT 본질에 대해 기업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팬덤, 커뮤니티 형성 없이 단순히 수익을 위한 NFT 판매는 장기적으로 잘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의 NFT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NFT를 문화로 즐기려는 흐름이 선행된다면 NFT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을 표현하는 ‘부캐’이자 자화상으로 인식하면 누가 그 NFT를 팔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한국 NFT, 필리핀보다 못해…“아시아서 밑에서 두 번째”

그가 ‘아트인모션’을 한국에 창립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리차드 리는 한국 NFT시장 현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전 세계가 K-컬처 열풍인데 정작 한국에는 NFT시장이 없다”며 “한국이 제일 잘하는 것이 문화인데 문화가 본질인 NFT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한국 NFT시장은 밑에서 두 번째라고 냉철하게 비판했다. 리차드 리는 “한국은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IT국가”라며 “그럼에도 NFT 분야는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 심지어 필리핀보다 발달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필리핀에서 열풍을 일으킨 NFT게임 ‘엑시인피니티’를 예로 들었다.

한국 내 NFT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일각에서는 NFT 가격이 거품이라고 말하지만 앞으로 모든 건 ‘NFT화’될 것”이라며 “디지털정보의 위·변조가 불가능해지면서 가치가 매겨지고 NFT가 모든 것을 증명(verify)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리차드 리 대표가 한국에서 제작 중인 새로운 NFT 프로젝트 ‘참을 수 없는 호랑이들의 소셜 클럽’. [아트인모션 제공]
“‘아시아판 원숭이 NFT’ 아냐”…‘K-정체성’ 담은 새 프로젝트

그는 아트인모션을 통해 새로운 아시아 NFT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판 BAYC’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수없이 강조했다. 아시아 NFT시장 공략을 위해 문화의 중심인 한국을 전초기지로 정한 것이다.

그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호랑이를 소재로 한 NFT를 제작 중이다. 프로젝트명은 ‘참을성 없는 호랑이들의 소셜클럽(Impatient Tiger Social Club)’. 단군신화에서 호랑이가 100일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간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저승사자 복장을 한 호랑이, MZ세대풍으로 꾸민 호랑이,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호랑이 등 다양하다.

IP(지식재산)를 활용한 사업 중에서는 게임이 가장 먼저다. 연내 공개되는 FPS(1인칭 슈팅)게임을 포함해 앞으로 총 4개의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차드 리는 “엔터테인먼트, 하이엔드패션, 식음료 등 다양한 전통산업군 기업과도 제휴를 맺어 IP 라이선스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퀄리티있는 브랜딩을 위해 노브랜드 브랜드총괄디자이너 김기영 교수를 프로젝트에 영입했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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