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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핵융합에너지 실현 위한 파트너십

한 곳에서는 가뭄으로 강바닥이 드러나고, 다른 곳에서는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는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자원의 무기화로 자원이 빈약한 나라는 에너지 안보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 이상기후와 에너지 안보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원 의존성이 없는 바닷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온전히 기술 기반의 핵융합에너지가 가장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빌 게이츠를 비롯 구글, 아마존 창업자 등 미국의 억만장자들을 포함해 수십여 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들이 핵융합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가 공공영역에서 주도해 온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7월 핵융합산업협회(FIA)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핵융합 산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핵융합에너지 분야 민간기업이 30개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48억달러를 넘어섰다. 핵융합 산업계에서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핵융합에너지는 이제 연구개발 단계에서 투자 가치가 높은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민간기업의 활발한 참여와 투자는 그 자체로 매우 고무적이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기업이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았던 기술적 난제들이 어느 정도 극복되고 있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간기업들의 등장으로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있어서 국가 주도의 공공영역의 역할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거쳐서 넘어가야 할 핵심 장벽 기술이 있다. 에너지를 지속해서 생산하는 ‘핵융합 연쇄반응’의 실험적 검증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이윤 없이 막대한 예산과 인력 등의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국가 주도의 공공영역에서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일 국가로도 부담이 커서 7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핵융합 연쇄반응 검증을 위한 국제핵융합로 ITER를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공공영역에서 핵융합 연쇄반응의 검증이 성공한다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리스크)를 제거한 것이 되므로 민간영역에서는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폭발적으로 가속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원자력발전의 상용화 과정과 유사하다. 1942년 ‘시카고 파일-1(Chicago Pile-1)’이라는 실험용 원자로를 이용해 에너지가 지속해서 방출되는 ‘핵분열 연쇄반응’의 실험적 검증에 성공함으로써, 14년 후에 최초의 상용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어 가동될 수 있었다. 이처럼 공공영역은 대단위의 투자와 시간이 요구되더라도 기술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 민간영역은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제거된 기술을 기반으로 상용화로 치달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안정성이 있는 공공영역의 역할과 유연성이 있는 민간영역의 역할은 서로 보완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파트너십이 잘 형성되고 유지될 때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는 폭발적으로 가속될 것이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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