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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임 반토막, 물동량도 하락세...해운업계, 불안감 엄습
북미항로 26개월 만에 첫 감소
2M·오션얼라이언스 임시 결항
“하반기 내내 물동량 감소” 전망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해운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상운임은 최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물동량마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미국 통관조사기관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 8월 아시아 10개국에서 북미를 향하는 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감소한 179만6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그쳤다. 북미항로의 물동량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한국발 화물이 각각 107만7000TEU, 18만3000TEU로 2% 늘었지만 증가폭이 둔화했다. 일본은 3만5000TEU로 1년 새 물동량이 46%나 급감했다.

유럽수출항로 물동량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태티스틱스가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6월 아시아 16개국 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감소한 132만9600TEU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최대 물동량을 점유하는 중국이 101만1000TEU로 전년 대비 9.3% 줄면서 전체 물동량 실적을 끌어내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량이 나오면서 매년 3분기에는 물동량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마저도 실종됐다”고 말했다.

해운 운임 하락세에도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3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72.04포인트로 연초(5109.6포인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서안 노선은 항만 적체가 해소되고, 해운사들의 화물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물동량과 운임의 하락으로 선박을 운항하지 않는 선사도 늘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로 구성된 해운동맹 2M과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대만에버그린, 홍콩 OCCL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는 각각 15만TEU, 10만 TEU 규모의 임시결항(블랭크 세일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도 일부 노선에서 임시 결항 중이다. 중국 국경절 직전 임시 결항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이 기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규모가 지난해보다 약 13%나 더 줄어든 상황이다.

문제는 당분간 물동량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내 상품 재고 상황을 보여주는 물류담당자지수(LMI) 중 재고 수준 지수는 지난 2월 80.2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뒤 8월 67.6포인트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선(50포인트)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LMI 재고 수준 지수가 50포인트를 넘으면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 시즌에도 운임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내내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해운업계의 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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