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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00만송이 맨드라미...주말, 붉은 병풍도는 환희의 절정
산티아고 축소판 ‘섬티아고 순례’
3만4500평 세계 최대 규모 맨드라미산
마지막 절정기 10월 1~10일 축제 기간
기점도~남·북 소악도~딴섬 이어진 순례길
산토리니풍·고딕 양식 가득한 ‘12성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의 감흥·멋 그대로
신안·무안·목포 세고을 하나된 관광협력
3만4500평 세계 최대규모 병풍리 맨드라미 꽃밭. 붉은색 계통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30품종이 다른 색감으로 완만한 동산 위에 줄지어 심어져 있다. 오는 10월 1~10일 맨드라미가 절정에 이를 때, 병풍리엔 축제가 벌어진다.

천사(1004)섬, 사계절 꽃의 섬, 신안의 가을은 레드(red)이다. 가을엔 주홍색 지붕으로 단장한 병풍도의 맨드라미 드넓은 꽃동산이 신안의 주인공이 된다. 3만4500평 병풍리 맨드라미 꽃밭은 세계 최대규모. 오는 10월 1~10일 맨드라미가 절정에 이를 때, 축제가 벌어진다.

가을엔, 봄의 주인공 선도·팔금도, 여름 주인공 퍼플섬과 도초도, 겨울의 주인공 동백나무 파마벽화 암태도, 서쪽 국토의 막내 가거도, 모두 붉은 병풍도를 응원한다.

세계자연유산 신안갯벌,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 증도염색식물원이 호위하는 신안 증도면 병풍리 여행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의 축소판, ‘섬티아고 순례’(대-소 기점도~북-남 소악도~딴섬) 여행부터 하는 게 좋다.

섬 사이를 연결하는 노두길에 물이 들기 전에 순례를 마치려면, 지대가 낮은 남쪽 제12성지부터 1성지까지 거슬러 걷기여행 끝낸 다음, 오후~해질녘에 물때 걱정하지 않고 북쪽 병풍도 본섬 맨드라미 꽃밭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풍리 5개 섬을 연결하는 노두길과 세계자연유산 신안갯벌

섬티아고 순례길 길이는 노두길 2㎞를 포함해 6~7㎞, 왕복은 13㎞.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세브리로~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거리의 1/10이다. 병풍리 중간인 대기점도에서 남쪽 끝에 갔다가 되돌아와 북쪽 맨드라미 동산에 가는 코스를 택한다.

압해도 송공항에서 출발해 대기점도 선착장 부두에 내리자 마자 다섯걸음만 가면 그리스 산토리니 색감의 건강의 집(베드로:1번 성지)을 만나고, 신고식으로 종 한 번 울린다.

병풍리 최남단 딴섬은 소악도에서 모래해변을 건넌다. 첨탑을 가진 고딕양식의 작은 성당 가롯유다의집(12번:지혜의 집)이 바다를 내려다 본다. 몽쉘미셸의 미니어처 같은 풍경, 그곳에서 선남선녀 커플이 애교만점의 포즈로 사진찍는 모습이 정겹다.

고딕양식의 작은 성당 가롯유다의집은 섬티아고 순례길의 열두번째 성지이지만, 딴섬 갯길에 물이 가장 빨리 들기 때문에 순례자들이 가장 먼저 찾고, 그 후 12→11→10... 등 역순으로 걷기여행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악도로 돌아오면 시몬 사랑의 집(11)을 만난다. 문을 두지 않은 것은 누구든 들어와 사랑의 느끼고 가라는 이타적 의미를 담고 있다. 마름모꼴 흰색 콘크리트 건물 꼭대기에 하트(♥)가 있고 그 아래 산티아고 순례길 표식인 5개의 가리비가 작은 창을 둘러싸고 대칭구조로 매달려 있다.

다대오 유다 ‘칭찬의 집’(10)이 있는 소악도 노두길 삼거리는 자전거 순례자들의 하이킹로 교차점이다. 물결모양의 뾰족지붕의 흰색 예배당이 파란색 창문 6개와 멋진 하모니의 미학을 뽐낸다. 마당은 타일로 꾸며 우아미도 느껴진다. 소악도 둑방길 끝 작은 야고보의 집(9)은 프로방스풍의 건물 위쪽에 물고기 모양의 스텐드글라스를 두었다. 예수와 제자들이 살던 갈릴리 지역은 어촌이었는데, 이곳 역시 풍어를 기원하는 어부의 오두막처럼 지었다.

대기점도 섬티아고 순례길 제1성지에 깃든 노을

남북 소악도를 잇는 노두길옆 마태오 기쁨의 집(8)은 12곳 중 가장 아름답다는 빅3 안에 늘 꼽힌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듯 다가가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금빛 양파지붕를 올려다 보면 마음도 황금색으로 변한다. 내부의 금빛 의자에 앉아 신이 세계자연유산에 그려놓은 갯벌 계곡을 창 너머 액자그림 처럼 감상한다.

고개 숙여 별을 보는 토마스 ‘인연의 집’(7)은 소악도 게스트하우스 뒤편 오솔길 끝자락에 있다. 푸른 초원에 둘러싸인 이 집 마당에 별들이 내려와 박혔다. 은총이 지상에 임한 것이다.

남북 소악도를 잇는 노두길옆 마태오 기쁨의 집은 섬티아고 순례길 8번 성지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감사의 마음을 담은 바르톨로메오의 집(6)은 기점도에 있는 큰 호수 한복판에 있는 교회이다. 아름다운 성지중 하나. ‘물 위의 유리집’으로, 스스로 영롱한 빛을 발산하고 주변 자연도 담아낸다. 태양광 패널이 낮의 빛을 모아두었다가 밤에도 은은한 광채를 낸다.

소기점도 어귀에 있는 행복의집(5)은 말을 좋아했던 필립이 풍어를 기원하는 뜻을 담아 말 안장모양의 예배당 허리와 지붕을 만들고 꼭대기에 물고기 장식물을 두었다.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형태로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이 지붕과 허리를 장식하며 기와집 분위기를 냈다. 저수지 옆에 있는 원기둥 모양의 요한 평화의 집(4)은 예배당 뒤편 구멍으로 무덤을 보도록 설계해 경건함을 더한다.

섬티아고 순례길의 의미를 더하는 산티아고(세인트 야고보) 그리움의 집(3)은 심플한 디자인에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이 돋보인다. 내부엔 분홍색 창틀이 있고, 에밀레종 문양이 그려져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옆쪽 창틀엔 나무조각이 놓여 바깥 숲과 잘 어울린다. 예배당이 자연, 인간, 전통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려는 세심한 배려들이 보인다.

고양이가 지키는 안드레아 생각하는 집(2)은 소기점서 대기점 가는 노두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있다. 갯벌의 풍경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다시 부둣가의 베드로의 집(1)을 멀리서 보면서 우리는 북쪽 맨드라미 꽃밭을 향해 달린다.

맨드라미는 섬티아고 순례길 곳곳에도 피어있었지만, 센터는 병풍도 꽃동산이다. 사람은 꽃 보다 아름다워 라고 하지만, 이곳에선 꽃이 더 아름답다.

붉은색 계통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30품종이 다른 색감으로 완만한 동산 위에 줄지어 심어져 있다. 재래종은 물론이고 뉴룩스칼렛, 일본맨드라미 등이 눈 썰매장처럼 줄지어 피어나, 북해도 비에이 꽃밭이 부럽지 않다.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밭 면적은 세계최대 3만4500평이다.

따뜻한 음료를 마신 직후엔 따뜻한 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심리학자들의 말이 맞다면, 이곳에 온 사람들의 심성도 꽃처럼 될 것이다. 꽃길 만 거닐며 정담을 나누고, 조각상으로 서 있는 성자들과 눈인사도 건넨다. 꽃 같은 사람들의 대화도 꽃처럼 예쁘다. 오각형 휴식터에서 주민과 여행자가 ‘꽃멍’을 즐기며 가슴 속을 꽃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10월은 마지막 절정기. 10월 1~10을 축제를 빛낼 꽃 송이는 5500만 송이(275만 5000본)이다. 맨드라미 동산 아래 어촌의 지붕은 모두 주홍색이다. 어디서 찍든 작품이요, 누가 찍든 붉은 열정의 배우가 된다.

신안-무안-목포를 둘러보면서 흐뭇했던 것은 세 고을이 상생을 위해 권역별 공동 마케팅을 벌인다는 점이다. 자연친화형 관광 프로그램으로 국민과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안심 관광지가 되도록 똘똘 뭉치겠다고 한다. 이웃 고을 끼리도 너 나 없이 돕고 거드는 모습에서 남도의 손맛이 인심에서 나왔다는 확신을 갖게된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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