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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로 말라 죽는 나무들…지리산 구상나무 멸종 위기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녹색연합, 보도자료서 밝혀
“천왕봉 등 지리산 6곳서 구상나무 최대 90% 고사”
“기후위기 탓 고도 높은 곳부터 나무들 죽어가” 지적
“한반도에서 기후위기로 멸종되는 첫 생물이 될 수도”
“환경부, 구상나무 분석 미흡…멸종위기종 지정할 필요”
지리산 반야봉 일대 고사된 구상나무들. [녹색연합 제공]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크리스마스트리’ 등으로 사용되는 구상나무가 지리산 일대에서 집단으로 말라 죽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로부터 나왔다. 이 환경단체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재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지리산 구상나무 서식지를 관찰한 결과, 정상인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주변과 반야봉 등 6곳에서 전체 구상나무 70~90%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리산 일대서 고사된 구상나무들 현황 지도.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은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한 모습이 담긴 드론 사진·영상도 공개했다. 구상나무가 고사 중이라고 녹색연합이 밝힌 37개 지점 가운데 죽는 구상나무가 50~70%를 차지하는 ‘심각한 집단 고사 지역’은 18곳이었다. 나머지 13개 지역에선 구상나무 30~50%가 사망해 집단 고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이 단체는 “집단고사가 극심한 지역 평균 해발고도는 1590m이고 심각한 지역 평균 해발고도는 1627m로, 고도가 높은 곳부터 집단고사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정상부부터 해발고도 1700m까진 성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천왕봉 남사면 구상나무 군락에는 죽었거나 죽어가는 나무뿐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공개하는 국제멸종위기 적색목록인 레드리스트에 한국 구상나무가 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에 지적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제공]

이와 관련,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을 판단할 때 기후변화의 영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공개하는 국제멸종위기 적색목록인 레드리스트에는 한국 구상나무가 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며 “국제적으로 위험신호가 켜진 생물종이지만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목록에는 구상나무가 등재돼 있지 않다. 환경부가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쇠퇴나 고사’를 멸종위기종 등재의 기준과 원칙에 포함하고 있기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의 대응에서 생물다양성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며 “구상나무의 멸종위기는 한반도 육지에서 나타나는 기후위기의 경고등이다. 환경부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에 등재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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