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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R&D가 답”…제약바이오업계, 연구개발 투자 빛봤다
셀트리온 상반기 1783억 투자…신제품 결실
‘코로나 백신’ SK바사, 매출액 24% 투자
대웅·일동 등 적극 투자…신약 개발 가속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진이 백신 개발을 하고 있다[회사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결국 답은 연구개발(R&D)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장기간 투자에 성공 확률도 높지 않은 신약 개발이지만, 꾸준한 투자가 결실을 맺는 경우가 늘면서 업계 전반에 R&D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못미쳐 정부 주도의 전폭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셀트리온, 반기 1000억 이상 투자…투자 많은 기업들 성과=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반기 R&D 투자 현황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에만 1783억원을 투자했다. 반기 기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곳은 업계에서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수치상으론 연말까지 총 3000억원 이상 투자가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세 번째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가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유럽 허가에 이어 미국 허가를 앞두고 있다. 황반변성, 천식, 골다공증 치료제 등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940억원을 R&D에 투자하며 뒤를 이었다. 대웅은 전년 대비 3.7% 투자 비용을 늘렸다. 대웅 역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가 34호 국산 신약으로 출시된 이후, 신약 개발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웅은 크게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줄기세포치료제 등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치료제는 2형 당뇨병 치료제와 안구건조증 등이다.

대웅 관계자는 “최근에는 미국 FDA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 물질은 세계 최초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이 상반기 R&D에 각각 889억원, 835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8%, 5.5% 각각 증가했다.

GC녹십자는 미국에서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 개발 이후 다양한 파트너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과 공동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혁신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유한이노베이션프로그램(YIP)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이노베이션프로그램(YIP)은 대학 및 연구소 소속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갖고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검증연구를 지원하고, 유한양행과 상용화 가능성을 협력해 나가는 기초연구에 특화된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종근당(78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69억원), 한미약품(768억원) 등이 상반기 7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같은 기간 434억원에서 투자 비용을 77% 늘렸다.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주 건수와 규모가 늘면서 제품 생산을 위한 R&D 투자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사, 매출 대비 24% 투자…글로벌 제약사와 비교 불가=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사는 상반기 R&D에 543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매출액의 24%를 차지한다. SK바사의 R&D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SK바사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산 첫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곧 첫 출하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신풍제약, 일동제약의 R&D 비중도 높았다. 신풍제약은 매출의 22.5%, 일동제약은 매출의 19%를 각각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어서 대웅제약(16.6%), 셀트리온(15.5%), 한미약품(12%), 동아에스티(11.8%) 등이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투자는 확대되는 분위기지만 전체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상반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총 투자 비용은 1조1500억원 남짓.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투자 규모에 비해 비교불가 수준이다. 지난 해 전 세계 제약사 중 가장 많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은 스위스 제약사 로슈였다. 로슈는 매출의 23%인 161억달러(약 21조원)를 R&D에 투자했다. 이어 존슨앤존슨(J&J)이 147억달러(약 19조원)를 연구개발을 위해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D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전체 기업의 R&D 비용이 아직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비용보다도 휠씬 적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R&D 투자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규모와 비중도 계속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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