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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FP 비중 40%까지 확대”…K배터리, 中 텃밭 추격 ‘고삐’ [비즈360]
LFP 단점이던 주행거리 개선…가격 경쟁력 뛰어나
中 내수용 이미지 강했지만 테슬라·포드 등 적용 확대
LG엔솔 미국에 LFP 라인 구축·SK온은 올해 개발 완료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이 2030년 40%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을 추격하기 위해 기존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외에도 LFP 개발 등 소재 다각화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2040년 LFP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서 제시한 전망치 25%보다 더 높은 수치다.

LFP의 단점으로 꼽혔던 짧은 주행 거리가 개선되고 있고, 가격이 고가인 니켈을 대체할 원자재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LFP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NCM 배터리와 비교해 안정성이 높지만, 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은 것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팀 부쉬 UBS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연구원은 “우리가 전망치를 상향한 이유는 LFP 배터리가 500㎞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LFP가 저가 전기차 모델에만 장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중형차 등 더 많은 차량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LFP 배터리가 하이니켈 배터리에 준하는 주행거리를 달성하려면 크기가 더 커지고, 무거워진다고 봤다. 부쉬 연구원은 “주행거리 500㎞ 달성을 위해 NCM 배터리는 48㎾h 배터리 시스템이 필요한 반면, LFP 배터리는 54㎾h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NCM의 핵심인 니켈 가격에 따라 LFP 배터리의 시장 성장성이 결정된다고 판단했다. 니켈 가격이 ㎏당 20달러 아래면 NCM 배터리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지만, 20달러 위로 오른다면 LFP 배터리가 원가 면에서 우위를 차지한단 것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니켈 가격은 1㎏당 22.176달러였다.

2021년, 2022년 상반기 배터리 소재별 사용 실적 및 점유율. [SNE리서치 제공]

실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의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LFP의 비중은 23%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엔 33%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LFP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LFP는 중국 기업들이 생산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내수용 이미지가 강했지만,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인식이 달라졌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생산한 전기차 가운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비중을 50%로 늘렸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중국 CATL이 생산하는 LFP를 ‘F-150 라이트닝’과 머스탱 ‘마하-E’의 저가형 옵션에 탑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4년 출시될 차기 ‘EQA’와 ‘EQB’에 CATL의 LFP 배터리를 장착할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내년부터 보급형 모델에 LFP를 활용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LFP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기업들 역시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소재의 배터리 라인업을 구축해야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중국 난징의 생산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 신규 LFP 라인을 구축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용으로 우선 LFP 배터리를 생산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차용으로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 역시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으로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고객사와 공급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며, 국내 기업들이 중국이 장악해 온 LFP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기회가 열렸단 평가도 나온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공급망에서 중국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추격할 기회가 열렸다”며 “기존 강점이 있던 NCM뿐만 아니라 LFP, 고망간 배터리 등 소재와 폼팩터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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