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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 마비된 쥐 움직인 ‘인공 신경’…척수손상 해법 실마리 찾다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주축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 ‘네이처’ 게재
죽은 신경 따라하는 인공신경 개발
루게릭병·파킨슨병 등 치료에 실마리
지난 11일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인공신경을 통해 인류 난제로 꼽혔던 ‘신경 손상 회복’의 가능성이 열렸다. 서울대 연구팀이 주도하는 공동 연구팀이 척수가 손상된 쥐에 인공신경을 심어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인체에 적용할 경우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의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제난 바오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공학과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인체 신경을 모방하는 인공신경을 활용해 척수 손상으로 신경이 마비된 쥐의 근육 운동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기존 재활치료는 컴퓨터가 척수 손상 환자의 움직임을 학습해 명령하는 식으로 신경을 따라해 배터리 소모가 크고, 움직임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반면 손상된 신경에 인공신경을 심으면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은 인체를 따라하는 인공신경을 만들기 위해 ‘신경 가소성의 원리’를 활용했다. 고무줄처럼 원래로 돌아가려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몸이 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도 주변 신경 등을 통해 계속 움직이려는 특징을 뜻한다.

이 원리를 활용해 연구팀은 신경 손상된 쥐 다리에 부착된 인공신경이 다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신경 손상된 쥐는 공을 차거나 러닝머신 위에서 걷고 뛰는데 성공했다.

인공신경을 연구하는 생체모사 공학은 인공지능(AI)·로봇 공학에서도 핵심 기술이다. 이 교수는 “인공신경을 로봇에도 적용하면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가지게 된다”며 “태양광 에너지를 인공신경의 동력으로 삼을 경우 배터리 소모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쥐와 같은 설치류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임상 적용을 통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20년 안에 인간에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신경질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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