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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유연 전자소자기술로 초격차 최강국 되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기술이 접목된 기술로 ‘유연(柔軟) 전자기술’이 있다. 유연 전자소자는 플라스틱과 같이 부드러운 기판상에 제작된 전자소자다. 기판이 유연하기에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 어려움이 많다. 특히 각 단위 공정에서 부드러운 기판을 수용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처럼 유연 전자소자는 구부리거나 접는 등 형태의 변환이 가능하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유연 센서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활용 가능한 미래형 핵심 기술이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폴더블폰이 유연 전자소자가 적용된 가장 대표적인 기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연 전자소자를 상용제품으로 만들기에는 많은 허들이 존재한다. 기존 웨이퍼나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판 전사공정도 새로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을 적용해야 하는 등 기술 장벽이 높아 중소·중견 기업 및 대기업에서 조차도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필자의 연구소에서는 2020년부터 유연 전자소자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에 유연전자소자 및 패널 제작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상용화 단계에서 죽음의 계곡에 빠지지 않게 하는 ‘단비’가 돼주고 있다. 이처럼 정부출연연구원이 직접 나서 기업들에 관련 소자기술을 지원하는 이유는 양산공정을 연구 시제품 개발에 활용하기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제공하는 기술은 유연 기판과 유연 금속 배선, 유연 박막 트랜지스터 및 회로, 유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 등이다.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패널기술 국가 연구실’과 연동하여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부품 제작만이 아니라 기술 시제품 제작까지 지원하고 있어 기업들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 시제품 지원 사례로는 2019년 그래핀을 적용한 플렉서블 OLED 시제품을 비롯, 유연 능동 OLED용 박막트랜지스터(TFT)회로 등이 있다. 2020년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봉지용 유기잉크소재, 유기기상장비를 이용한 나노렌즈 구조체 등을 지원해 관련기업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유연 OLED, 유연 TFT 어레이 등 총 7건을 지원중이며, 이와는 별도로 유연기판 탈착공정인 레이저탈착 공정, 유연봉지공정 등 유연 전자소자와 관련된 단위공정도 다수 지원하고 있다.

유연 전자소자산업은 현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시장을 통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향후에는 유연 바이오 센서, 전자 피부, 유연 전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는 그동안 R&D를 통해 유연기판 제조에서부터 소자 제작, 탈착 및 모듈 공정, 평가에 이르기까지 일괄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진이 구축한 유연 전자소자 연구개발 플랫폼은 유연 전자소자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시제품 제작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이 자체 개발한 제품의 적용성 평가까지 가능케 해줘 기업들이 시장으로 진출하는 최고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국내 기업, 학교, 연구소 등이 유연 전자소자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이뤘던 반도체·디스플레이 강국의 면모를 뛰어넘어 초격차 기술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도울 것이다.

강성원 ETRI ICT창의연구소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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