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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코로나 OTT와 K콘텐츠 발전방안-“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건 미디어 아닌 IP”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 본부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문화매력국가 선도 K-콘텐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진흥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콘텐츠 중심의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포스트코로나 OTT와 K-콘텐츠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K콘텐츠의 현실과 중요성을 디테일하게 짚어보면서,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고, 그에 따른 정책 방향과 제언이 이뤄져 그동안의 많은 콘텐츠 산업 관련 세미나와 포럼 중에서 매우 효용가치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OTT 시장은 비대면 환경에서 급성장했으나, 코로나 이후 이용자들의 여가활동 범위와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OTT들의 정체기일 수도 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의 개회사

동시에 OTT 사업자들은 해외 진출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K콘텐츠를 확보하고자 국내 사업자와 제휴해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제적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콘텐츠 투자 확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포럼에는 세 편의 발제가 있었다. ‘넥스트 넷플릭스’를 집필한 JTBC 임석봉 미디어정책담당 실장이 ‘OTT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업계의 콘텐츠 전략 분석’을 발표했다. 임 실장은 OTT 기업들이 아직 투자에 공을 들이고 매출이 늘어나지만 영업손실도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4분기 가입자 2억 2185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2년 1분기 최초로 구독자가 감소했다. 아시아에서는 가입자가 늘었지만,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감소했다. 주가도 2020년 350달러에서 2021년 11월 700달러까지 올랐으나, 2022년 4월 350달러 복귀후 6월에는 180달러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의 환영사

임 실장은 또 2021년 국내 OTT 매출은 넷플릭스가 6319억원, 웨이브 2301억원, 티빙 1315억원으로 전년보다 상승했지만, 올해 넷플릭스 이용자수의 경우 전 분기 대비 859만명에서 839만명으로 감소했으며 웨이브는 321만명에서 341만명, 티빙은 258만명에서 264만명으로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와 왓챠는 마이너스 정체에 빠졌다.

임 실장은 이로 인한 OTT들의 수익 확장을 위한 전략 트렌드로는 WBD(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 탄생과 아마존의 MGM 인수 등 M&A를 통한 콘텐츠 대거 확보, 티빙x파라마운트+ 등 전략적 제휴와 인수를 통한 번들 패키지 제공, FAST(Free-Ad-Supported-Streaming) 모델과 광고를 붙여 저가구독료를 책정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 등 구독과 광고의 투 트랙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이성민 교수는 ‘콘텐츠 IP(지식재산권)의 중요성:콘텐츠 IP 확장사례를 중심으로’에 대해 발표하며 “OTT시대는 IP시대”임을 분명히 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 교수는 “디지털로의 전환으로 미디어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다. 미디어는 고정돼 있지 않고 유동하는 미디어 시대(liquid media)다.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미디어가 아니라 IP다. IP가 구심점이다. 사람들과 수다를 떨려면 IP를 찾아들어가야 한다”라며 공감의 매개물로서의 콘텐츠 IP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콘텐츠 IP의 경제적 가치는 흥행 리스크 관리, 콘텐츠 확장(OSMU), 콘텐츠 수명 연장 등으로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또 IP 생태계의 2가지 축이라는 이야기 확장 축(이야기 IP)과 산업 경험 확장의 축(라이선싱 IP)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

이어 이 교수는 콘텐츠 IP의 무한확장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설명했다. “성공한 콘텐츠를 세분화하고, 다시 만들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서 다양한 미디어로 유통하는 전략”(장민지)과 시즌제를 통한 콘텐츠 창작의 연장, 스핀오프-로컬라이징 전략 등 콘텐츠 프랜차이즈 전략과 웹소설-웹툰 원작 활용의 확대로 슈퍼 IP로 키우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의 ‘오징어게임’ 기반의 리얼리티쇼 제작 발표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웹드라마화 등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는 트렌드도 소개했다. ‘서울체크인’과 ‘오징어 게임’ 굿즈 판매는 단순히 이익만 남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팬덤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구축하게 하는 팬덤 규합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

이 교수는 “콘텐츠는 틀고나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는 콘텐츠IP를 잘 모으고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재)활용을 염두에 둔 축적의 전략 고도화(포맷, 메타데이터, 에셋화)와 함께 콘텐츠IP 확장을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 IP간의 유기적 관계를 돕는 인력과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콘텐츠 IP의 가치는 팬덤에서 나오므로 참여와 놀이의 욕망을 읽어내 현실화하고 팬덤이 자부심을 갖게 하는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진원 송진 정책본부장은 ‘콘텐츠 중심의 OTT산업 육성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송 본부장은 “콘텐츠의 가치 창출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수직형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단선적(리니어) 연결에서 네트워크(융합형) 가치사슬로 다차원적 연계로 변하고 있다”면서 “세계시장이 1차시장이 되는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며, 심화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경쟁, 강화되는 글로벌 협업을 한국 콘텐츠의 부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콘텐츠 산업 발전 정책 목표와 주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규제보다는 진흥, 플랫폼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가야 한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국내 콘텐츠 제작 경쟁력의 지속적 제고방안으로는 IP 기획 및 사업화와 마케팅 및 비즈니스 전문 인력 집중 육성, 가치사슬 연계형 지원 체계 구축(IP 기획개발, 제작, 유통, 해외진출 등 전 과정 지원 체계 마련), 창작사·제작사 IP 권리 확보 및 인센티브 부여(합리적 거래 관행 및 권리 분배 제도 마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스위스가 글로벌 OTT의 수익 일부(4%)를 자국 콘텐츠에 투자, 자국산 콘텐츠 30% 편성을 제도화하는 법안을 지난 5월에 통과시키는 등 글로벌 OTT와 국내 제작 생태계의 상생구조를 체계화하고, 추가보상청구권 도입과 저작권의 포괄적 양도금지, 재상영 분배금 도입 등 영상콘텐츠의 활용과 수익배분에 대한 저작권 개선을 통한 IP 활용과 보호의 양립 방안을 모색할만하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또 제작사-플랫폼 상생을 위한 인센티브(2차 저작권 등) 부여와 해외진출 지원, OTT 유통 영상 콘텐츠에 대한 자체등급분류제도 도입, 제작비 세액공제범위 확대, 서비스 R&D 인정범위 확대 등의 콘텐츠 글로벌 확산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지은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장

이어 진행된 업계·학계·정부 부처 등 관계자들의 종합토론에서도 콘텐츠 IP 확보의 애로와 대책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강지은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장은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계약과 해지가 자유로와 콘텐츠가 키를 쥐고 있는 도전적인 환경이 됐다. K콘텐츠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콘텐츠 IP 확보를 위해 정책금융지원과, IP와 연계해 후속사업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획개발, 자막과 번역 지원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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