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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유희열 ‘유사성 논란’, 일본에서의 반응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뮤지션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영화음악의 거장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 ‘아쿠아’가 비슷하다는 ‘유사성 논란’이 일본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일본에서는 지지통신(時事通信) 외에는 관련 기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한국 종합지의 일본어판 정도로 유희열 표절 의혹 제기 내용이 알려지고 있다.

몇몇 일본 언론인들에게 문의해보니, 유희열이 일본에서 유명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반면 사카모토 류이치는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하다.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화된다. 사카모토의 암이 몇 기로 진행됐다거나, 뉴욕에서 치료가 잘 안되자 도쿄로 돌아왔다거나, 또 가장 최근에 사귄 여성을 호적에 올렸다는 내용은 재빨리 기사화된다.

더구나 지지통신에서도 보도했듯이, 사카모토가 “괜찮다. 법적인 소송으로 갈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수습돼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유희열의 생활음악 시리즈중 두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 외에도 다른 곡들도 잇따라 표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유희열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유희열의 생활음악 네번째 트랙인 ‘내가 켜지는 시간’이 엔리오 모리꼬네 음악을 사카모토 류이치가 피아노로 편곡한 ‘1900’과 유사하고, ‘무한도전’에서 발표했던 ‘Please Don’t Go My Girl’이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Body Bumpin’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성시경이 부른 ‘Happy Birthday To You‘가 일본의 유명 록밴드 안전지대의 동명의 곡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성시경의 ‘안녕 나의 사랑’도 일본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곡과의 유사성 문제가 제기됐다.

2014년에 발표한 토이 앨범 ‘Da Capo’에 수록된 ‘너의 바다에 머무네(With 김동률)’도 2011년에 발표된 도미타 케이치의 ‘에이프릴 푸루(April fool)’와 유사한 부분들이 있다.

유희열이 유사성 문제가 제기된 원본들은 공교롭게도 대다수가 일본 음악이다. 그의 음악에서 J팝 분위기가 많이 나는 것도 평소 일본 음악을 많이 듣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유희열이 ‘아주 사적인 밤’ 케이스처럼 먼저 유사함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면서, 원곡 작곡가와 ‘아름다운 소통’으로 일단 마무리했듯이, 이어 나온 유사성 제기에도 본인이 먼저 입장을 밝히는 게 좋을 듯 하다. 형식적인 사과보다는 창작자로서 진심을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희열과 사카모토 류이치, 양자간의 합의만으로 끝내서는 안된다는 말도 있다. 둘 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 이 사이에 음악 소비자가 존재한다. 소비한 사람들의 감정도 중요하다. 구도가 달라졌다. 대중과도 소통과 공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일로 유희열 죽이기에 나서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고언’ 하나를 덧붙이겠다. 유희열은 원래 TV와는 어울리지 않는 ‘샤이(Shy) 뮤지션’이었다. 아날로그 매체인 라디오로만 소통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음악을 계속 만들어 가수에게 주고 개인그룹 ‘토이’의 엘범을 발매하는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유재석과 미주까지 소속사 연예인으로 두고 있는 유명 기획제작사 안테나의 수장으로, 또 TV 방송 출연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예능적 방송인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심사위원 가용 풀’이 절대 부족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립하면서 유희열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KBS를 제외하면 타 방송국에서는 몸값이 비싸 모시기가 힘들 정도다. 유희열은 ‘그랜드 멘토’, 소위 ‘교장 선생님’급이다.

이쯤 되면 음악을 만들 시간이 절대 부족할 듯 싶다. 이번 표절 논란은 유희열이 이 같은 문어발 확장에 모두 다 개입하는 게 괜찮은지를 생각해보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흔한 표현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든다.

본인의 정체성에 맞는 일 위주로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 직함을 여러 종류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더구나 ‘놀면 뭐하니’ 등의 방송에서 유재석과 미주와 함께 밀어주고 당겨주는 이른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사심 방송의 모습도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유사성 논란’은 유희열이 음악으로 대중과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하게 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유희열은 이제 방송으로 대중과 매우 친숙한 존재가 됐기에 더욱 그렇다고 본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시청자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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