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까사의 ‘VR 쇼룸’. [신세계까사 제공]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며 ‘3D인테리어’가 가구업계의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기술로 가구 구매 전후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서비스가 이젠 업체의 성장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실제 코로나19로 큰 성장을 누린 가구업체들은 3D인테리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신세계까사가 대표적인데, 올 1/4분기 매출 7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8% 늘어난 실적으로 신세계그룹 편입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사명 교체 등 브랜딩 강화와 함께 온라인 기반 가구쇼핑 트렌드를 정조준한 게 주효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최근 선보인 ‘VR쇼룸’은 오프라인매장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다양한 홈스타일링도 가능하게 한다. VR쇼룸은 고화질의 3D렌더링으로 실사 수준으로 구현하며, 360도의 파노라마뷰를 제공해 몰입감을 높여 2030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3454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에이스침대도 3D인테리어를 적극 활용했다. 에이스침대는 침대업계 최초로 선보인 ‘에이스룸’ 앱을 통해 비대면 체험이 가능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피가 큰 침대의 특성상 교환, 환불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내집에 맞는 정확한 사이즈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당연 젊은 고객층의 선호도가 높다.

퍼시스의 일룸도 일찌감치 3D인테리어를 도입했다. 원하는 아파트의 도면을 찾아 가구배치부터 인테리어, 견적서 확인까지 제품 구매에 필요한 전 과정을 3D로 확인할 수 있는 ‘홈디자이닝 VR’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스침대의 ‘에이스룸(ACE ROOM)’ 애플리케이션. [에이스침대 제공]

가구업계의 3D인테리어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공간컨설팅 솔루션이 주목받으며 관련 기술 개발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세계까사, 에이스침대, 일룸 등에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기술을 지원하는 공간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는 관련 업계에서 주목받는 테크 스타트업이다.

어반베이스는 2D 건축도면을 수 초 만에 3D공간으로 자동 모델링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했다. 국내 아파트단지 가운데 97%의 3D 도면데이터를 구축했다. 7000여개의 3D 제품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의 3D인테리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술을 통해 일반고객도 별도의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B2B에서는 기본 스타일링 기능에 발주·견적 및 고화질 렌더링 기능이 더해졌다. 고객사의 비즈니스환경에 맞추는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AR 인테리어앱 서비스는 공간분석 인공지능(Space AI)을 더해 공간 분석부터 제품 배치까지 한번에 가능한 올인원 AR앱으로 강화됐다. 이를 통해 배치 가능한 제품 사이즈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배치 후에도 제품의 색상과 연관된 배치가 가능하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어반베이스의 기술력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1위 가구 브랜드인 니토리가 어반베이스의 3D인테리어 기술을 도입해 공간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협소주택이 많은 일본의 주거특성상 조밀한 가구배치와 맞춤형 공간구성의 중요성이 어반베이스가 채택된 이유다. 여기에 직원·고객·상품·견적관리 등의 세일즈 기능도 포함돼 각 매장에서 원활하게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같은 서비스 강화에 힘입어 니토리홀딩스는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8115억엔(약 8조537억원)과 1382억엔으로 전년대비 13%, 0.4%씩 늘었다고 밝혔다. 36년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국내 대표 가구·가전업체들이 당사의 3D인테리어 서비스를 도입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며 “가구, 홈퍼니싱 업계 전반에 3D서비스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