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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경제혁신 드라이버…더 많은 규제보다 더 나은 규제로” [헤럴드 금융포럼 2022-금융, 플랫폼이 되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기조연설
금융은 국가경제의 심장과 혈맥
빅테크 전통금융 간 규제 조화 필요
산업 대전환 시대…공적금융 역할도
‘헤럴드 금융포럼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박해묵 기자

“지금은 기존과 반대되고 판을 뒤집는 ‘디(De)의 시대’다. 금융도 블록체인 같은 디센트럴라이즈(decentralize·탈중앙화)로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현상이 대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 혁신이 중요하고, 금융이 제대로 뛰려면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에서 말씀하신 금산분리 완화 등도 이처럼 금융의 역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23일 ‘헤럴드 금융포럼 2022’ 기조연설에서 ‘금융, 혁신의 중심에 서다’라는 주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 이사장은 “국가의 지속 성장은 경제의 두 축인 실물 부문과 금융 부문의 균형 발전과 시너지로 가능하다”며 “금융은 경제 혁신의 핵심 드라이버로, 경제가 몸이라면 금융은 심장과 혈맥으로 국가경제와 타 산업 혁신 및 성장을 유도하는 촉매제다. 특히 제조업 대비 서비스산업의 국가 성장 기여도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는 금융서비스산업 혁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글로벌 복합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당면한 스태그플레이션 극복과 함께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의 반전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

전 이사장은 그러면서 “인플레 압박을 줄이면서 경제활력을 키워야 할 현 상황에서 노동·규제 등 공급 측면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경제 역동성 회복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성공적 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금융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산업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 시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대유행 이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로 비대면 디지털경제 확산과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 등을 꼽았다.

‘헤럴드 금융포럼 2022’이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금융, 플랫폼이 되다’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호(왼쪽부터) 하나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대표,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전창협 헤럴드경제 대표이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손병환 NH농협지주 회장,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유광열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김영상 헤럴드경제 편집국장. 임세준 기자

이에 금융 혁신 역시 디지털화와 탈산소화를 추구하며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이사장은 세 가지 이슈로 금융 혁신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상식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먼저 창의적·과학적 혁신과 금융시장의 안정과 조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빅테크 플랫폼기업과 전통 금융산업 간 공정 이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상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하고, 금융 당국도 이를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이사장은 “금융은 대표적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규제산업으로 이뤄져 있다”며 “금융 시스템의 불확실성이 경제에 두는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규제는 불가피하지만 2008년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만났을 때 들었던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더 나은 규제’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기업과 전통 금융사와의 경계가 무너지며 나타난 금융 혁신에 대해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 교수가 현대 금융산업 발전은 금융의 과학화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것처럼 디지털 플랫폼 기반 금융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못박았다.

다만 “최근 테라·루나 사태나 금리 급등의 통화 긴축 속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폭락 등 디지털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붕괴 조짐은 창의적·과학적 혁신과 금융시장 안정의 조화 중요함을 시사한다”면서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제약하는 각종 규제 완화는 바람직하지만 금융 시스템 안정과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적정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빅테크 플랫폼기업과 전통 금융산업 간 공정경쟁 이슈와 시너지 창출 시스템 구축도 해결과제로 꼬집었다.

전 이사장은 “금융 혁신과 금융 선진화의 기본 요건은 신뢰이니만큼 금융 플랫폼 혁신 드라이브의 성공은 경영 투명성과 책임이라는 핵심 가치가 전제돼야 하고 적정 수준의 규제와 사전 예방적 감독, 그리고 투자자 보호와 투자자 책임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에너지 변화에 따른 전 산업의 탈탄소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은 산업 대전환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하며, 공적 금융 역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놓고 일부 회의적 시각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해 꼭 추구해야 할 이슈”라면서 “단기 투자 수익과 중장기 투자 수익의 차이가 있더라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을 위한 금융산업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금융 혁신과 금융 선진화의 기본 요건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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