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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보다 피부가 더 정확하다고?” 포스텍 ‘피부 마이크로폰’ 개발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 이미지.[포스텍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음악 재생, 메시지 발송, 내비게이션 조작에 이르기까지 음성 인식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널리 퍼져있다. 잘 활용하면 더없이 편리하지만,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기기 근처에서 정확히 말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별도의 기기 없이 우리 몸의 ‘피부’에서 바로 음성을 인식할 수 있다면 어떨까?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이시영 박사, 기계공학과 문원규 교수·김준수 박사 연구팀은 고분자 재료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에 접목, 소리를 감지하는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

아주 작은 크기의 이 마이크로폰은 피부에 간단히 붙였다 뗄 수 있는 데다가, 사람의 귀보다 넓은 범위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휴대전화, 블루투스 기기 등에 활용되는 기존의 MEMS 기반 마이크로폰은 얇고, 작고, 정교한 진동판 구조로 이뤄졌다. 다만, 딱딱한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진동판이나 마이크로폰을 마음대로 휘거나 구부리기 어려웠다. 이는 마이크로폰이 소리를 감지하는 데도 걸림돌이 됐다.

연구팀은 실리콘보다 유연하고,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있는 고분자 재료로 MEMS 기반 마이크로폰 구조를 구현했다. 마이크로폰의 크기는 손톱 4분의 1, 두께는 수백 마이크로미터(μm, 1μm=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인체의 넓은 부위뿐만 아니라 손가락에도 붙일 수 있으며, 마치 피부인 것처럼 편하게 마이크로폰을 사용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마이크로폰의 민감도는 귀보다 높았으며, 사용자의 목소리를 비롯한 주변 소리를 왜곡 없이 인식했다. 사람의 청력 손상을 유발하는 85데시벨(dB) 이상의 큰 소리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저주파 소리까지도 감지했다.

음성 감지 성능은 휴대전화 또는 스튜디오용 마이크로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마이크로폰을 피부에 붙이고 상용 음성 비서 프로그램(구글 어시스턴트)에 연결하자, 검색, 번역, 기기 조작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향후 사물인터넷과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를 위한 웨어러블 음성 인식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피부부착형 압력·온도 센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과 결합함으로써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 전자 피부를 구현할 계획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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