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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시스템의 전복자’ 박재범·손흥민
원소주·NOS7 티셔츠 잇단 히트
론칭이 곧 흥행…메이저 긴장
반짝 인기 아닌 만만찮은 파장
스토리·입소문 ‘팬덤효과’ 극대화
상품기획 후 셀럽영입 마케팅
“기존 브랜드시스템 흔들릴 것”
원소주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고 론칭한 가수 박재범(위쪽), 17일 오후 4시 엔오에스세븐 팝업스토어가 문을 연 서울 청담동 분더샵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원스피리츠·연합]

지난 3월 가수 박재범(35)이 내놓은 증류식 소주 ‘원소주’가 주당들을 열광시키더니, 이번에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손흥민(29·토트넘)이 선보인 패션브랜드 ‘엔오에스세븐(NOS7)’이 연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셀럽(유명인)에게 기댄 반짝 인기 정도로 치부하기엔 파장이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메이저 패션업체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20일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주식회사 엔오에스세븐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손 선수는 사내이사를, 그의 이모 길성미(43) 씨가 대표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를 동시에 겸임하고 있다. 감사는 김모(37) 씨로, 등재된 임원은 총 3명이다. 자본금은 5억2000만원, 발행주식 총수는 1억주(주당 500원)다.

사업 목적으로 ‘의류, 가방, 패션잡화 및 액세서리 도소매업’ 외에도 ▷체육용품 개발·제조·유통 ▷서적·잡지·간행물 출간 ▷컴퓨터 및 주변기기 도소매업 ▷화장품 도소매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공급업 등이 기재됐다. 앞서 손 선수는 지난 1월 엔오에스세븐으로 15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 밖에도 ‘인필드(INFEELD)’로 8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엔오에스세븐은 브랜드 론칭과 함께 말 그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별도의 브랜드 마케팅이 없었지만 경제 파급효과만 2조원으로 평가되는 손 선수가 기획하고 제작하고 입고 팬들 앞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마케팅인 셈이다.

실제로 17일 엔오에스세븐이 팝업스토어 문을 연 서울 청담동 분더숍은 이른 아침부터 100m가 훌쩍 넘는 긴 대기줄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에는 300여명이 몰려들면서 줄이 200m 정도로 더 길어졌고, 3시간을 꼬박 기다려야 팝업스토어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일부 소비자의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이날 오후 4시께 반소매 티셔츠와 맨투맨 라지 사이즈와 엑스라지 사이즈는 완판돼 구입할 수 없었다. 5장이 넘는 의류를 쓸어담는 고객도 다수 보였다. 엔오에스세븐 브랜드 콘셉트는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일요일’로, 파스텔톤 색감의 캐주얼·스트리트웨어를 지향했다. 가격은 반소매 티셔츠 7만3000원, 맨투맨 13만7000원, 쇼츠(반바지) 9만7000원, 모자 4만7000원으로, 신명품에 준하는 수준이다. 해당 의류를 구입한 일부 고객은 현재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리셀 플랫폼에서 기존보다 1.5~2배 높은 가격으로 중고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흥행에 성공한 엔오에스세븐이 MZ(밀레니얼+Z)세대의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갖췄다는 점에서 단순히 ‘반짝 셀럽 효과’로 볼 수만은 없다고 진단한다. 팬덤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하는 손 선수의 스토리가 상품과 결합하면서 입소문 마케팅이 전략적으로 결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앞서 5월 경기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손 선수는 엔오에스세븐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당시 패션 커뮤니티·소셜미디어(SNS)에는 손 선수가 착용한 반소매 티셔츠 정보를 묻는 게시글이 다수 게재됐다. 브랜드 론칭을 알리는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에도 손 선수가 직접 매장을 방문하면서 그를 보기 위해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메이저 패션업계가 엔오에스세븐의 론칭을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깔렸기 때문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패션브랜드 기획을 하고 셀럽을 브랜드뮤즈로 영입해 마케팅을 하는 기존의 신규 브랜드 론칭 방식 자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메이저 주류업계가 원소주의 성공을 주목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다. 가수 박재범은 CJ ENM 프로듀서 출신인 김형섭 컬처앤커머스 대표와 손잡고 농업회사 법인 원스피리츠를 세워 원소주를 만들었다. 서울에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도, 이어 GS25와 협업해 부산에 팝업스토어를 공개했을 때도 무려 1000명이 넘는 고객이 매장을 찾았다. 원소주는 출시된 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구입하기 어려운 소주로,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의 팬덤마케팅이 극대화된 결과로 평가된다.

한편 자기 이름을 딴 브랜드를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건 손 선수가 롤모델로 꼽기도 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호날두는 ‘CR7’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신발, 속옷, 향수 등 다양한 패션 관련상품을 선보였다. 그는 또 호텔,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발이식 클리닉까지 시작했는데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10개 넘는 지점을 세웠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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