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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거리 ‘취객·소음’ 고통...주말 하루 150건 신고 접수
홍대 주변 한밤의 현장 가보니
클럽 음악도 거리서 들릴정도
술 취해 고성방가도 다반사
음란행위 외국인 긴급체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지고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길거리 공연’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주취자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홍익대 인근을 관할하는 서울 마포경찰서 산하 홍익지구대에는 최근 주말에 하루 평균 150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소음·주취자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홍익지구대 소속 한 경찰관은 “최근 소음공해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무허가 길거리 공연은 해산시키고, 허가된 길거리 공연도 음악 소리를 줄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지난 15일 밤 직접 홍익대 인근 번화가를 가 보니 폭우로 인해 길거리 공연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클럽, 술집 등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로 거리 전체가 시끄러웠다. 길거리 공연까지 있었다면, 얼마나 소음이 클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홍익대 인근에서 거주하는 최모(25·여) 씨는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이후 확실히 소음이 증가했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지난주 금요일에는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홍익대 인근 거주자 이서진(61) 씨도 “영업시간 제한이 있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시끄럽지 않았다”며 “얼마 전에는 집에 가는 길에 취객들이 길거리 한복판에서 노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대 거리 곳곳에서 술에 취해 큰 소리를 내거나, 비틀 거리며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주취자들에 의한 소동도 코로나19 일상 회복 이후 크게 늘었다.

마포서는 지난 5월 3일 홍콩 국적의 A씨와 아르헨티나 국적의 B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홍익대 인근 서교동 패션거리에서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만취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인근 주민인 이소연(34·여) 씨는 “취객의 고성방가가 최근 부쩍 늘었다”며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해 무섭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유지택(28) 씨도 “얼마 전 밤 늦게 귀가 중 취객이 주택가에 누워 있어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며 “경찰이 출동해 취객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많고, 소음도 심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담배꽁초, 빈 술병, 일회용 컵 등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버리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서교초등학교 인근에는 그런 쓰레기가 모여 허리춤까지 쌓여 있기도 했다.

마포구는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따라 지난 4월부터 길거리 공연을 재개했다. 길거리 공연 활성화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홍익대 인근에서 ‘2022년 홍문관(홍대로 문화로 관광으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공연이 활성화되면 반대급부로 인근 주민의 고통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마포서는 홍익대 인근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마포구청, 마포소방서, 홍대상인연합회, 홍대거리 인근 15개 클럽 관리자에 ▷수사 시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제공 ▷112 신고에 대한 경찰관의 신속한 출입 ▷화재비상구·각종 소방 관련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을 최근 당부했다.

채상우 기자·신현주 수습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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