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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시범개방’ 앞둔 용산미군기지…120년 근현대사 품은 공원으로 탈바꿈 [부동산360]
10일부터 시범개방…일제·미8군 흔적 그대로
대통령 집무실과 맞닿은 근현대사 역사 현장
오염 대책은 계속…9월에는 개방 면적 확대
시범개방에 맞춰 미군 장교숙도도 확대 공개
오는 10일 시범개방을 앞둔 용산공원에서 바라본 대통령 집무실의 모습.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용산미군기지는 지난 6·25 전쟁 당시 국군이 잠시 육군본부 지하벙커로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 국민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던 곳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에는 일본군이 방공작전센터로 사용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벙커와 병원 건물 등으로 사용했죠.”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미군기지의 해설을 맡은 문화해설사는 시범개방을 앞둔 공원의 입구 앞에 위치한 큰 건물을 가리켰다. 그간 주한미군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은 이제 용산공원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을 안내하는 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20년 동안 닫혀 있던 서울 용산공원의 시범 개방로는 이른바 ‘호스피털 게이트’라고 불리는 14번 게이트에서 시작했다. 철문을 넘어서자 전형적인 1층 규모의 소형 주택이 나타났다. 주한미군 장군 숙소가 있던 곳으로, 한국에서 보기 힘든 나무 전봇대와 영문 표지판, 소방관 모자를 닮은 붉은 소화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켠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일본풍 담벼락이 그대로 쓰이고 있었다.

장군숙소가 모여있는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대통령실 남측 구역이 나왔다. 지금은 대통령실 앞뜰, 합동참모본부로 쓰이고 있는 건물 등과 맞닿은 탓에 높은 철제 울타리 뒷편에는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주한미군이 쓰던 야구장과 전망대가 그대로 남아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용산공원 시범개방로 입구에 위치한 미군 장군숙소의 모습. 유오상 기자

시범개방을 준비 중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미군기지 내에는 1000개에 달하는 건물이 있는데, 이중 역사적 가치를 지닌 100여개 건물을 제외하고는 철거를 검토 중”이라며 “시범개방 시기에는 철거되지 않고 미군기지 모습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장을 지나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스포츠필드를 지나면 1.1㎞ 길이의 시범개방로가 끝나게 된다. 개방로 끝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됐는데, 국토부는 환경오염 문제가 없는 포장 도로를 중심으로 시범개방 구역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반환 이전부터 논란이 됐던 환경 오염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범개방에 앞서 정부는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용산기지의 토양오염 문제 해결에 집중해왔다. 김복환 국토부 용산공원조성기획단장은 “관람을 오는 우리 국민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며 “오염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토양에 대해서는 인체에 닿지 않게 표면을 덮었고, 오염 지역은 시범개방 구역에서 제외했다”고 강조했다.

용산공원 내 보존된 미군 시설들의 모습. 유오상 기자

용산미군기지의 전체 면적은 300만㎡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면적이 비슷하다. 이중 공원으로 조성되는 면적은 243만㎡에 달하는데, 이번 시범개방에서는 10% 정도인 20만㎡만 공개된다. 남은 부지에서는 지금도 토양 오염 저감 작업이 한창인데, 오는 9월에는 40만㎡까지 공개 면적이 확대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10일 용산공원 시범개방과 함께 앞서 개방했던 서빙고역 인근 미군 장교숙소 5단지도 확대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0년부터 전시공간 등으로 개방한 장교숙소 5단지는 오는 10일부터 어린이 도서관과 실내 놀이터, 휴게공간 등으로 바뀌어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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