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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점자 발도 못들였던 수도권…올 들어선 20점·60점대 나란히 같은집 당첨[부동산360]
대출규제·금리인상…시장도 ‘옥석가리기’ 심화
청약시장 열기 식어가자 당첨 커트라인도 하락
서울선 중대형 위주 최저가점 하락세 두드러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 들어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청약 점수 20~30점대 저가점자들이 60점대 이상 고가점자와 함께 동일한 주택형에 당첨되는 사례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저가점자는 당첨권에 발도 못 들였으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이 같은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과 인천에서는 당첨 최저가점이 평균 10점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당첨자를 발표한 수원 영통구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 전용 105㎡B의 당첨 최저가점은 29점, 최고가점은 63점이었다.

청약 점수 63점은 3인 가족이 채울 수 있는 만점(64점)에 가까운 수치인데, 이보다 부양가족수가 적고 무주택·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은 청약자도 함께 당첨된 것이다. 이 단지의 다른 4개 주택형도 당첨 최저가점은 35~48점, 최고가점은 60~67점 수준이었다.

바로 다음날 당첨자를 발표한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 전용 105㎡A 역시 최저·최고가점이 각각 28점, 68점으로 당첨가점 구간이 넓어졌다. 최근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주안 센트럴 파라곤’의 전용 62㎡A·B 경우 각각 25~67점, 22~62점이 당첨권에 들었다. 최근 미계약자 발생으로 무순위청약에 돌입했던 서울 강북구 ‘한화 포레나 미아’도 전용 80㎡A도 당첨가점 수준이 34~71점으로 크게 벌어진 바 있다.

이는 결국 당첨 최저가점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으로, 청약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최근 청약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시세와 별 차이 없는 고분양가 단지 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심화하고 있다. 작년 같은 시장 분위기에선 일단 통장을 던졌을 고가점자들이 일부 빠지고 그 빈틈을 저가점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청약 경쟁이 과열됐던 지난해와 달리 단지별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고가점자 사이에서 선별 청약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기존 주택시장에도 매물이 쌓이면서 선택지가 많아지다 보니 꼭 필요한 사람만 청약 시장에 진입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가점 구간도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청약 열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25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32.25대 1)의 반 토막 수준이 됐다.

올해와 지난해(1~5월)의 1순위 청약 기준 평균 최저가점을 비교하면, 서울은 59.5점에서 50.5점으로 9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47.2점에서 38.7점으로, 경기는 44.3점에서 39.8점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서울에선 소형보다는 중대형의 최저가점 하락세가 뚜렷했다. 전용 66㎡의 평균 최저가점이 47.1점에서 44.4점으로 2.7점 하락하는 동안 전용 99㎡ 이상~132㎡ 미만은 68점에서 44.2점으로, 전용 132㎡이상~165㎡ 미만은 66.8점에서 56점으로 10점 이상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면적이 커야 더 많은 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대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경기 둔화와 이자 부담, 가격 고점 인식 속에 중대형 위주로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대체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흘러가면서도 입지·가격에 따른 일부 단지 쏠림현상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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