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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덮친 ‘루나·테라’ 공포…국내 코인시장·거래소에도 악재
강세장→침체기 계기될 수
투자자보호 새 과제로 부상
정책중심 육성→규제 이동
코인런 발생시 채권시장 영향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한국산 코인으로 잘 알려진 가상자산 루나와 테라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과 거래소들에도 충격파가 예상된다. 투자자보호 필요성이 커지면서 가상자산 정책도 육성에서 규제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하루만에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130조원이 증발했다. 11일 1784조원이었던 전체 시총은 1657조원으로 내려앉았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이다. 테라폼랩스는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 대표가 만들었기에 국산 가상자산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다. 미국 금리 인상과 증시 약세 여파가 가상자산 시장으로까지 옮겨오는 상황 속에 루나와 테라의 매커니즘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진 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루나와 테라를 둘러싼 상황이 현재 진행형이라 명확히 답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금융(Defi) 등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코인 시장을 이탈하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강세장이 끝나고 침체기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쟁글 리서치팀 관계자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새로운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전통 금융업 수준의 감시 감독을 요구하며 규제 부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거래량이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사업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있는 예치금을 대규모로 인출할 때엔 이를 보관하는 은행들에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들은 통상 예치금으로 안전자산인 국공채 등을 매입한다. 대규모 인출사태가 벌어지면 채권시장에서 매물이 급증, 단기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

김형중 고려대 특임교수 겸 한국핀테크학회장은 “투자자들의 예치금이 은행 계좌에 그대로 보관돼 있기 때문에 거래소들은 대규모 인출 시 문제될 건 없다”면서 “그렇지만 업비트의 예치금 5조원을 맡고 있는 케이뱅크가 해당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한번에 투자자들이 인출이 몰릴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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