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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이형진 MLD 대표 “모모랜드 남미 돌풍 비결은…적극 소통과 유연한 접근”
모모랜드 제작사 MLD엔터 이형진 대표
남미 진출로 K팝 새 루트 확장
20년 넘게 현장 감각 익힌 매니저·콘텐츠 제작자
‘야미 야미 럽’ 남미음원차트 1위와 역주행 돌풍도
남미 아티스트 나티 나타샤와 컬래버 화제
라이브황제 이승철의 남미진출도 진행중
멕시코 라이브 여왕과 합동무대 할 수도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미팝뿐만 아니라 라틴팝도 우리에게 가까이 왔다. 콘텐츠 글로벌화 시대의 한 특징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는 영미팝 가수가 아니라 라틴팝 스타 배드 버니(Bad Bunny)다. 2위는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3위는 한국의 방탄소년단이다. ‘EL MUNDO ES MÍO’로 큰 사랑을 받은 배드 버니는 빌보드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스페인어로 말한다.

지난 3월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도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OST인 라틴팝 ‘We Don’t Talk About Bruno’(입에 담지마 브루노)였다. 베키 G와 루이스 폰시 등 라틴팝 스타들이 불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노래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곡이다. 전세계적으로 친숙한 ‘겨울왕국’ OST인 ‘Let it go’도 2위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임영웅이 커버한 적이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루이스 폰시의 라틴팝 ‘데시파시토’는 이제 고전이 될 정도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가 뚜렸한 라틴팝 시장에 한국의 K팝 제작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아직 전체적인 평가는 이르지만 중간 결과물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그는 ‘뿜뿜’ ‘배엠’ 등의 댄스곡을 히트시켰던 걸그룹 모모랜드의 제작사인 MLD엔터테인먼트 이형진 대표다. 이 대표는 샵, 컨츄리 꼬꼬, 걸스데이 등의 매니저 출신으로 20년 넘게 현장을 누비며 현장 감각을 체득한 콘텐츠 제작자다.

모모랜드는 지난 1월 발매한 영어신곡 ‘Yummy Yummy Love(야미 야미 럽)’으로 올초 남미 최대 음원 차트인 ‘monitorLATINO(모니터라티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해 아델과 체인스모커스를 제쳤고, 이후에도 멕시코 아이튠즈 TOP100 차트 63위를 비롯해 다수의 남미 음원 차트에서 TOP100에 진입하며 역주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모모랜드는 K팝 아이돌 그룹 최초 멕시코 지상파 TV쇼 ‘투도스 어 빌라(Todos a Bailar)’에도 출연했고,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등 멕시코 주요 도시들을 방문해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남미에 진출한 모모랜드. 가운데는 남미스타 나티 나타샤.

이 대표는 아직 낯선 시장일 수 있는 남미에 연착륙하기 위해 몇가지 전략을 구사했다. 그중 하나가 세계적인 남미 아티스트 나티 나타샤(Natti Natasha)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는 점이다. 나티 나타샤는 히트곡 ‘크리미널(Criminal)’로 23억건이 넘는 유튜브 뮤비 조회수를 달성하고 3500만명이 넘는 SNS 팔로어를 보유한 라틴팝 스타다.

이 대표는 “남미에서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 K팝의 인지도과 관심도도 있다. 하지만 BTS와 블랙핑크 정도는 알지만 다른 가수들은 잘 모른다. 파트너를 잘 만나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면서 “리키 마틴 음악 제작자를 만났는데, 모모랜드를 자신에게 맡겨주면 잘 할 수 있다고 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선 나티 나타샤의 신곡을 챌린지하는 모모랜드 영상을 찍어 보내 나티의 관심을 유도해 뮤직비디오까지 함께 찍게됐다. 이게 ‘야미 야미 럽’의 탄생 배경이다. 이제는 남미가수들이 모모랜드에게 콜라보를 제의하는 단계다.

“남미는 나라별로 진입 장벽이 다르기는 한데, 크게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 멕시코가 비중이 크다. 멕시코의 방송중에는 북미로도 송출되는 것들도 많다.”

이 대표는 남미시장이 그렇게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했다. 이 대표는 현지 파트너들과의 접촉을 위해 K컬처 비즈니스 에이전시인 캠프 글로벌(KAMP Global) 팀 킴(Tim Kim) 대표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팀김 대표가 라틴 시장에 대한 정보와 관계자들과의 친분이 많다. 종착역까지 가는데 너무 많은 브로커들을 만나게 되는데,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팀킴 대표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남미 메이저 회사들과 접촉해 정확한 루트를 통해 핵심적인 일을 재빨리 추진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중단된 캠프 글로벌의 K팝 페스티벌 ‘캠프’가 올해 마닐라 LA 자카르타 멕시코시티 등에서 열릴 예정인데, 여기에 모모랜드가 나가면 더욱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대표는 남미 콘텐츠 제작사, 아티스트 소속사와의 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점도 지적했다. “하이브나 YG 같은 대(大)가 나가는 방법, 우리같은 소(小)가 나가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K팝으로 현지화를 하려면 중소기업은 적극적인 소통에, 판단이 빠르고 유연해야 한다. MLD엔터에 크게 투자한 NHN 이준호 회장님도 이러한 문화 교류쪽에 관심이 많아 일하기는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현지 회사들도 우리와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한국은 매니지먼트사가 모든 걸 다 하지만, 미국과 남미는 아티스트 중심이고, 아티스트가 분야별 전문가를 고용하는 형태가 많아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또 다른 소속 아티스트인 보이그룹 T1419과 매니지먼트 전속계약을 체결한 가수 이승철의 남미진출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승철은 멕시코 투어와 함께 싱어송라이터인 글로리아 트레비(Gloria Trevi)와 콜라보가 추진되고 있다. 멀지않아 ‘한국 라이브 황제’와 ‘멕시코 라이브 여왕’의 합동무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대중음악의 기본 골격을 가지고 현지화하며 K팝이 남미에서 인기를 얻고 그들 음악· 문화와 교류하고 공존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지화에는 언어가 필수다. 다행히도 모모랜드에는 아버지가 미국인인 낸시와 중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닌 아인이 영어를 잘한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는 멤버는 조금씩 언어 구사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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