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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숏컷 한국 여성이 맨 앞…이대 찾은 ‘디올’의 선택
디올 오프닝 장식한 韓 여성 모델은 신예 조윤서
루스 벨 ‘숏컷 뮤즈’ 연상시키는 중성적 외모 주목
‘이대 과잠’ 등 여성 연대 강조한 패션쇼 회자돼
모델 조윤서. [조윤서 인스타그램 @yunseo_jys]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저 사람 디올 뮤즈야?”. 짧은 머리에 중성적인 얼굴.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패션쇼를 연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오프닝 무대의 주인공으로 짧은 머리의 한국인 여성 모델을 골랐다. 이번 무대가 데뷔인 신인 모델 조윤서가 주인공이다.

조윤서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2022 가을 여성 컬렉션’ 패션쇼 오프닝으로 데뷔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앞선 디올 뮤즈를 연상시키는 중성적인 이미지로 이날 쇼를 온오프라인으로 쇼를 지켜본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델 조윤서의 프로필 사진(왼쪽). 디올 패션쇼에 오른 조윤서(오른쪽). [조윤서 인스타그램 @yunseo_jys]

그는 포털 사이트에 프로필도 등록되지 않은 말 그대로 ‘쌩 신인’이다. 모델디렉터스 소속인 조윤서는 아직까지 소속사의 함구령으로 나이와 신장 등이 베일에 싸여있다. 이번 패션쇼를 필두로 디올와 어디까지 협업하게 될 지, 향후 일정도 아직은 비공개다.

알려진 바 없는 낯선 얼굴을 향한 대중의 호기심은 이미 시작됐다. 조윤서를 앞서 디올 뮤즈로 섰던 짧은 머리의 모델 루스 벨에 견주며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하는 반응도 나온다.

여성의 짧은 머리는 한국에선 ‘탈코’ 또는 ‘페미니즘’과 함께 거론돼 종종 공격의 대상이 되지만, 디올을 포함한 패션계는 밋밋한 코디에 포인트를 주는 숏컷 스타일과 중성적 이미지의 모델을 꾸준히 사랑해왔다. 한국 여대에서 열린 쇼의 첫 오프닝을 그가 장식했다는 사실이 단순한 우연은 아님을 점쳐보게 하는 대목이다.

디올의 뮤즈였던 모델 루스 벨. 짧은 머리와 젠더리스라 부를 만한 외모가 인상적이다. [디올]

베일에 싸여있던 조윤서의 정체는 패션쇼를 보고 그를 찾아 헤맸다는 한 팬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그가 화답하면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이름과 소속이 전부다. 소속사의 일시적 신비주의와 달리 조윤서는 활발한 인스타그램 활동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쇼 영상을 공유하며 “진짜 너무 감사드린다. 저도 멋진 이대 캠퍼스 배경으로 함께 하게 되어서 영광”이라는 소감도 남겼다.

이화여대 ‘과잠’ 패션으로 등장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방송인 김나영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김나영 인스타그램]

조윤서가 오프닝을 장식한 디올 패션쇼는 2007년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아시아 퍼시픽 패션쇼 이후 한국에서 15년 만에 열린 뜻깊은 자리다. 국내 대학 캠퍼스, 그것도 간판 여자대학교에서 열리는 패션쇼 역시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날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화여대 ‘과잠’ 패션으로 등장하며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의 패션은 획일화와 몰개성의 상징이었던 유니폼을 ‘여성들의 연대’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재해석 했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 [출판사 길 제공]

디올의 이번 시즌 슬로건은 “Femininity is a trap(여성스러움은 함정)”이었다. 이는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가 1947년 3월 Vogue 에 기고한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따왔다. 보부아르는 저서 ‘제2의 성’에서 사회 속의 타자로 존재하는 여성의 위치를 조명한 철학자로, 프랑스가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1949년 이 책을 발표하며 여성 해방의 선구자가 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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