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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회복 100대 기업 …현금만 쌓고 투자는 멈칫
매출·영업이익 각각 5.8·5.9%씩 증가
불확실성 가중…순차입금 5년來 최고

국내 대기업들이 코로나 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경영실적을 회복했지만, 현금을 대거 쌓아두고도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최근 본지가 보도한 지난해 민간기업현금보유가 1년새 16.5%가 증가했다는 내용과 유사한 흐름이다. 〈본지 4월 30일자 1·3면 참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 누계)과 이후(2020~2021년 누계) 실적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매출액(1666조5000억원)과 영업이익(130조원)은 각각 5.8%, 5.9%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비대면 수혜 기업을 제외한 98개 기업 매출도 1228조4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3.7% 늘었다. 영업이익도 60조8000억원으로 43.4% 증가한 수치다.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은 물론 더 개선된 실적에도 투자는 미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대 기업 전체 투자액(149조2000억원)은 코로나19 이전보다 8.6% 늘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63조9000억원)을 제외하면 1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전자(18.0%), 정보·통신(14.4%), 의약품(8.3%) 등 비대면 수혜를 누린 업종은 투자가 증가한 반면, 유통(-85.1%), 운수·창고(-23.7%), 음식료(-20.1%) 등 대면 관련 업종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대신 기업들은 빚을 늘려가며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20~2021년 100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총 244조6000억원으로 투자(189조1000억원)) 및 배당·이자 등(59조5000억원)으로 지출한 현금 248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현금을 충당하지 못하자, 차입을 늘려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의 총차입금은 2019년 말 대비 23.7조원(9.7%) 증가했다. 현금성자산도 총 104조1000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16.6%(14조8000억원) 늘었다. 100대 기업의 순차입금은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보유 현금보다 빚이 더 많이 늘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가 적극적인 투자·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선제적 세제지원·규제개혁으로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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