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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바이오 대전환 선도전략

800조원 vs. 600조원. 미국과 중국의 2019년 국가 총 연구·개발(R&D) 투자액이다. 미국이 아직 앞서 있지만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연평균 20% 가까이 투자를 늘려오면서 과학기술 강국으로 급부상하였다. 올해 초 미국 하버드대학은 10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였고,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중국이 과학 논문과 국제 특허에서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은 중국 등 경쟁국들의 기술 도전을 핵심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고, 중국도 과학기술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패권을 확보하려 애쓰는 이유는 과학기술이 정치, 경제, 국방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생존의 필수 전략무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경제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기술패권경쟁의 핵심은 첨단 바이오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 확보다. 미국은 혁신경쟁법에서 생명공학, 유전체학, 합성생물학을 국가안보에 핵심적인 첨단기술 분야로 규정했고, 중국은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유전자·바이오, 임상의학·헬스케어 등을 집중 육성 분야로 선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바이오헬스 한류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바이오헬스를 ‘5대 메가테크’의 하나로 선정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백신·치료제 주권을 확립하고, 첨단의료 분야(재생의료·정밀의료·노화·유전자편집·합성생물학 등), 국가난제(감염병·고령화 등) 해결, 바이오 디지털 분야에 정부의 R&D를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임무 해결형 혁신 체제를 설계해 역량을 집중하고,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공약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분야 국가 임무 해결을 주도하고 바이오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국가 필수전략기술로 선정된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산·학·연·병 역량을 결집해 ‘대체 불가 원천기술’ 확보를 전담할 대형 연구조직을 설치해 자원을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 합성생물학연구소를 설치하고, 향후 타 분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둘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바이오 R&D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과학지식 축적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연구 데이터를 인공지능 등을 이용하여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지식 체계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재된 바이오 연구 데이터가 범국가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수집·분석·활용될 수 있도록 ‘국가 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전담조직을 설치하여 디지털 바이오 시대의 기술혁신을 선도할 것이다.

셋째, 당선인이 강조한 지방 과학기술 주권 시대 개막에도 기여할 것이다. 기초연구에서부터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연구역량과 전 주기적인 연구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전과 세종, 충북을 연결하는 초광역 R&D 벨트를 구축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한 캠퍼스가 소재한 대전, 충북, 전북을 중심으로 지역 거점대학, 기업, 병원과 인재, 기술, 지식이 서로 원활하게 교류되는 바이오혁신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윤 당선인이 미국의 한 외교전문지에 기고하였듯이 대한민국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도 바이오 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책임감 있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맡은바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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