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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대신 이산화탄소로 ‘산업의 쌀’ 만든다
- UNIST·KAIST 연구팀, 이산화탄소 에틸렌 전환 전기화학 촉매 개발
에틸렌 분자구조.[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연구진이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로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각종 건축자재, 비닐, 합성고무 등의 원료로 쓰여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팀이 한전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구리알루미늄 합금 촉매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촉매를 전극에 바른 뒤 전기를 흘려주면 촉매 표면에서 이산화탄소가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에틸렌으로 바뀌어 나온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이제껏 논문으로 보고된 촉매 중 최고 수준인 82.4%의 전류효율을 기록했으며, 기술의 상업화 경제성을 판단하는 전류 밀도 또한 제시된 평가 기준의 2배를 넘어섰다. 촉매 효율이 높을수록 부산물이 적게 생성됐다는 의미이며, 전류밀도는 단위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에틸렌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기술 경제성평가에서 제시하는 최소 기준은 200 mA cm-2다.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구리와 알루미늄 원료를 동시에 침전시킨 후 열을 가해주기만 하면 돼 대량생산이 쉽다.

권영국 교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동시에 에틸렌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술”이라며 “기술 경제성평가 기준을 충족한 데다가, 촉매 합성 방법이 간단해 친환경 에틸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한 촉매는 산화구리알루미늄 나노시트에 산화구리(CuO) 나노입자가 균일하게 올려져 있는 형태다. 에틸렌 합성 반응은 다단계 합성 반응이라 부산물이 생기기 쉬운데, 촉매의 두 성분이 각각 다른 단계의 촉매 반응을 나눠 분담해 에틸렌 합성 반응만 빠르게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들. 오른쪽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이호정 연구원, 권영국 교수, 사라즈 술탄 박사, 윤아람 연구원, 공태훈 연구원, 최한샘 연구원.[UNIST 제공]

실제 분석 결과 산화구리 표면에서는 이산화탄소(CO2)가 일산화탄소(CO)로 바뀌는 반응이, 산화구리알루미늄에서는 탄소-탄소 커플링 반응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탄소 커플링 과정은 일산화탄소(CO)의 탄소끼리 서로 만나 에틸렌(C2H4)의 탄소결합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가장 까다로운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산화구리알루미늄이 활성상태 일산화탄소를 잘 붙잡아주는 역할도 해 중간 반응물인 일산화탄소의 농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어 합성 반응이 잘 일어난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 3월 22일자로 온라인 선 공개,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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