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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카·토’ 간편결제 폭증…카드사 ‘후덜덜’
판 바뀌는 간편지급결제 시장
2021년 간편결제액 64조원
2년새 6배 늘며 비약적 성장
카드사, 오픈페이 등 공동전선
“연체 등 부실 커지면 업계 타격”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에서 결제된 금액이 최근 3년새 6배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비중이 늘면서 지급결제 시장이 재편되면서 기존에 시장을 주도했던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네이버파이낸셜에서 결제된 금액(선불전자지급수단·계좌이체 포함)은 44조188억원에 달했다. 결제 건수는 11억9300만건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에서 결제된 금액은 17조4536억원, 결제 건수는 9억700만건이고,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2조1978억원, 8600만건이 결제됐다.

이들 3개 기업에서 작년에 결제된 금액을 더하면 63조6702억원으로, 이는 2020년 결제금액 42조7824억원보다 48.8%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간편결제사 결제액은 2019년 10조5881억원과 비교하면 6배로 뛰었다.

이들 회사들의 분기별 결제 건수와 금액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금액은 지난해 1분기 9조7764억원에서 4분기 12조3363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의 결제금액은 작년 1분기 3조7192억원에서 4분기 5조641억원으로 36.2% 늘었다. 토스 결제금액은 4693억원에서 6599억원으로 40.6% 증가했다.

신용카드를 끼지 않은 선불지급, 후불결제 등 간편결제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카드사들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현재는 간편결제 플랫폼에서도 신용카드를 통해서 결제가 이뤄져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소액후불결제,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과 같은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이 간편결제에서 확산되면 카드사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후불결제 서비스를 내놓았고, 토스는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월 30만원 한도에서 소액신용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월 15만원까지 후불로 이용이 가능한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토스도 최근 월 결제한도 최대 30만원의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결제 단계에서 카드가 끼어 있지만, 장기적으로 카드사가 플랫폼 기업에 종속될 경우 이들 기업들이 수수료를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지급결제 밸류 체인에서 맨 앞단에 있던 카드를 대신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시장 비중을 높이면 카드사의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카드사 등 여신금융업계는 리스크 관리나 수수료 등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보다 규제가 덜한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빅테크, 핀테크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동일업무, 동일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당장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응하고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영향을 확대하는 빅테크·핀테크에 맞서기 위해 카드사 간 연동 결제 시스템인 ‘오픈페이(오픈뱅킹과 같은 개념으로 자사 플랫폼에서 타사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도입한 후불결제는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대학생, 전업 주부 등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 이력 부족자)’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잠재력이 높다”면서도 “소위 ‘네·카·토’가 고객 신용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의문인 상황에서 후불결제 시장이 커질수록 연체,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고, 이는 여신업계 전체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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