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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화, 성별 쏠림…젊은 남자 PB 없나요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평균연령 50세 육박하기도
전문성 표방하지만, 젊은 자산가 확보 한계
여성 비중 95% 달하는 곳도…
형평성 문제 꼬리표, 당장 해결책 찾기 어려워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어디 유능한 젊은 남자 프라이빗뱅커(PB) 없나요”

시중은행들이 젊은 남자 PB 육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 PB들이 여성 중심으로 쏠려있다보니,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자산가들의 선호를 맞추기 쉽지 않아서다. 여기에 PB들이 점차 고령화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을 훨씬 웃도는 탓에 자산시장에 새로 편입된 젊은 자산가들을 잡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13일 헤럴드경제가 조사한 결과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의 PB 성별 비중을 보면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나마 신한은행이 여성 60%, 남성 40%로 성별 쏠림 현상이 제일 낮았다. 나머지 은행들은 여성 비중이 70~80%로 훨씬 높았으며, 가장 심한 곳은 여성 비중이 95%에 달했다.

그간 은행에서는 ‘남성=여신’ ‘여성=수신’이 일종의 공식처럼 통했었다. 특히 기업체들을 상대해야하는 기업금융 업무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통했다. 승진 등 커리어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기 좋은데다 기업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주말 골프, 술자리 등 각종 접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개인 고객들을 마주하는 PB 업무에 여성 비중이 높아진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문제는 자산관리(WM) 영역이 중요해지면서 개인 고객이 늘어난데다 고객들의 선호 자체가 까다로워졌다는데 있다. 은행 관계자는 “성별 자체에 따라 업무 역량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자산 현황 등 개인정보를 PB와 공유해야하기 때문에 같은 성별의 PB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남성 PB들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보니 고객들에게 원하는 직원을 배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PB들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상품, 여수신, 상속, 세금 여러분야를 고루 알아야하다보니 은행 PB들은 보통 팀장 이상 급이 맡는다. 이 때문에 PB 평균 연령은 40대를 한참 넘긴 상태다. 평균연령이 50세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자산시장 붐에 따라 새로 편입되는 젊은 자산가들의 경우 자산형성 과정이나 고민 등이 고연령대 자산가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며 “PB 전문성을 내세우더라도 기본적인 연령대가 높다보니 젊은 자산가들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고령화, 성별 쏠림을 당장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차세대PB 패스트 트랙 제도를 통해 젊은 PB 양성을 꾀하거나, MZ마케팅팀을 만들어 행원급들도 젊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육성까지 시간이 걸리는만큼 가시적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은행 직원들에게 개인 커리어가 달린 문제를 본사 차원에서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성별 비율을 맞추기 위해 남성 직원에게만 별도로 인센티브나 유인책을 제공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새가 양 날개로 날듯 각 사업분야에 남성, 여성 고른 배치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성별 쏠림이 심한 곳들은 여러가지 방안을 본사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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