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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K만 잘하면 뭐해?” 한국 반도체 진짜 ‘약점’이 바로 [비즈360]
전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980조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있어도…한국 145조원 15% 차지
메모리 편중, 설계·장비·소재·후공정에 약점
비메모리 강화, 소부장 국산화 등 필요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1, 2위 기업으로 K-반도체의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실제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의 장악력은 1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싸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각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설계, 장비, 후공정 등 한국 반도체 업계만의 약점을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생산·설계·장비·소재·후공정 등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은 980조원(2020년 기준)으로 이 중 한국은 145조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382조원(39%)이었으며 대만이 163조원(17%)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이 111조원(11%)이었다. 그 외 중국 87조원, 기타 93조원 등이었다.

[신한금융투자 자료] (2020년 기준)

한국, 미국, 대만, 일본 등 주요 반도체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2%에 달해 이들 4개국이 글로벌 시장을 대부분 장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넘어서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랐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TSMC에 이어 2위다.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한 SK하이닉스도 매출이 늘며 낸드플래시 시장 2위에 올라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의 위상은 높다. 메모리반도체에서만큼은 최고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삼성전자가 참석하는 등 시장에서 개별 기업들의 영향력은 크다.

그러나 전체 시장에서 각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 반도체의 약점도 드러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가 생산과 메모리에 편중돼 있고 설계와 장비, 소재, 후공정에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있어 압도적이지만 장비 분야에서는 글로벌 최상위 업체들과 비교해 규모나 기술력 측면에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재업체들 역시 규모 면에서 최상위 기업들과 비교하면 영향력이 적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반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은 설계나 장비에 강점이 있고 생산에 약점이 있지만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나 TSMC를 유치하며 이를 보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고 TSMC도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짓는데 120억달러(약 14조796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장비·설계·소재 등에 강한 일본은 다른 국가 대비 생산이 취약하고 반대로 대만은 생산에 강점이 있지만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약점이 있다. 일본은 TSMC를 유치해 생산을 보완하고 대만은 일본의 연구개발(R&D) 거점에서 일본 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협력하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면서도 메모리 편중이 심하고 다른 나라와 달리 혼자 고립된 국면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비메모리의 설계, 후공정, 고객대응 능력을 키우고 소부장의 국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도연 연구원은 “한국의 약점은 비메모리, 소부장 밸류체인, 설계 등이며 비메모리는 설계, 후공정, 고객대응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인재 확보에 대한 산학 협력, 인센티브 등의 지원도 장기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소부장 밸류체인 강화는 더 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는 장단점이 명확하면서도 경쟁국가들과 고립돼 있기 때문에 더 강하고 확실한 전략 실행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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