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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과 박원장’첫 코믹 연기 도전한 이서진, “재밌다면 더 망가질 수 있죠”
초짜 개원의의 웃픈 현실 연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은 시트콤의 부활을 알리며 ‘B급 코미디’만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유쾌한 웃음 속에 담긴 현실은 공감을 이끌었고, 그 안에 더해진 감동 한 스푼은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초짜 개원의 박원장의 적자 탈출 생존기는 코로나19로 힘든 우리 현실 속 애환을 그대로 담았다.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커피믹스 하나까지 세어보는 되는 일상은 공감을 안겼고, 가장의 애환을 웃음으로 승화한 전개는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했다.

무엇보다 첫 코믹 연기에 도전했던 이서진의 변신이 빛났다. 소울 넘치는 울트라 리코더 연주로 폭소를 유발시켰던 박원장의 아내 라미란(사모림 역)은 원래 ‘코미디 대가’라 전공 분야를 보여주듯 했지만, 이서진은 코미디 연기가 어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망가짐도 불사한 열연을 펼쳤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민머리부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중년 가장의 모습까지, 공감과 웃음의 중심에는 이서진의 맹활약이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박원장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저에게 코미디 대본이 온 게 재미있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의지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임했다. 분장은 박원장의 상징 캐릭터를 잘 살기기 위해 한 것이다.

-박원장이 직업윤리냐, 장사꾼이냐 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이런 게 지금까지의 의학드라마와의 차별점인까?

▶의술이라기보다는 개업하는 의사의 초기 삶을 중시했다. 40대 의사가 개업한 초기 어려운 삶에 대해 많이 들었다. 의사도 어려운 게 많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파격 민머리 분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힘들지 않았나. 이렇게 코미디에 치중한 연기는 처음이었는데.

▶더 웃길줄 알았는데... 재미를 조금이라도 드렸다면 성공이다. 재미를 드릴 수만 있다면 다 하겠다.민머리 분장보다 여장이 더 어렵다. 민머리는 웃기면 되는데 내가 여장하니까 더럽더라. 코미디물이라 해서 캐릭터로 웃기려고 한 적은 없고, 만화스럽게 하려고 했다. 재미를 살리기 위해 상황을 많이 생각했다

-주변에서의 반응, 나영석 PD나 다른 배우들이 연락하지 않았나?

▶나영석 PD는 촬영장에 한번 오고 뒤집어졌다. 간호사로 나온 배우 차청화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내가 댓글을 안보는 스타일인데, 사람들이 많이 보내주더라. 나쁜 반응도 있었겠지만 그건 안보내줬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말끔한 엄친아, 젠틀맨 캐릭터가 더 익숙할텐데.

▶사실 멋있는 모습은 나에게 없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어렵다. 실제 일상 캐릭터 같은 박원장이 나에게도 훨씬 더 잘 와닿는다.

-지금까지 코미디 연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안들어온 건지?

▶아예 안들어온 건 아니고 로코는 들어왔다. 로코는 서양적인 것이라 안했다. 이번에는 B급 코미디 정서가 물씬 풍겼다. 내가 시도하지 않은, 그래서 재미 있을 것 같아 했다. 앞으로도 코미디물이 들어오면 할 것이다.

-평소 모습이 코믹에 가까운지 ‘진지 멋짐 남주’에 가까운지

▶저는 재미만 추구하는 사람이다. 말은 재미와 감동 하지만 감동도 필요없다. 오로지 재미다.

-6화에서 364일 병원을 운영하는 에피소드에서 개업의들의 애환이 많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은 개업한 의사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힘듦까지 포함하고 있다. 박원장이 월세를 아끼려고 하는 건 나도 같은 마음이다. 저는 박원장처럼 빚이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고정비를 줄이려고 하는 건 충분히 공감이 갔다.

-드라마 장면 사이사이 각 인물들의 속마음이 인터뷰로 직접 표현이 된다. 이런 형식의 작품은 처음일 것 같은데.

▶재밌겠다 생각했다. 저도 처음 해보던 방식이다.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데 알고보면 다른 얘기,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인터뷰하는 방식도 고민해보고, 감독과 상의도 했다.

-1999년에 데뷔해서 배우활동이 벌써 20년이 지났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일을 많이 한 스타일은 아닌데, 젊은 배우들은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한다. 사생활이 없이 바쁜 후배를 만나면, 일 좀 줄이고 즐기는 삶 가져라, 그 때 즐기는 거랑 지금 즐기는 건 다르다고 얘기한다.

-이서진 씨에게 박원장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이름을 타이틀로 한 것은 좀 다르다. ‘이산’은 오래 남았다. 이번에 준호가 정리를 해줬지만. 이제 ‘박원장’으로 좀 남지 않을까. ‘이산’만큼 가지는 않겠지만. 여운은 좀 남을것 같다.

-개인적인 계획은 없나. 가정이 있는 역할이다 보니 결혼 등등.

▶전혀 없다. 코로나 시국이라 만날 수도 없다. 거리를 둬야 하니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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