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나이키 디지털 운동화가 1200만원? ‘메타 패션’, 신호탄 쐈다 [언박싱]
메타버스, NFT 기술로
디지털에서도 명품 고유 가치 유지
‘희소성·배타성·가격’ 요건 갖춰
지난해 실험 끝내고 올해 트렌드 주도
지난해 테스트 수준에 그쳤던 명품 브랜드의 디지털 자산화 시도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타 패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는 평가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패션과 메타버스·NFT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메타패션(meta fashion)’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앞다퉈 올 봄·여름(SS) 컬렉션 의류 출시와 함께 ‘SNS, 메타버스 속의 나’를 위한 디지털 의류를 내놓고 있어서다. 올해부터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디지털 신호탄’을 쏠 수 있는 초기 시장도 갖춰졌다는 게 업계 내부 평가다.

2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장인의 손길이 깃든 오프라인에서의 명품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세 가지 요건이 구현됐다고 판단했다. 바로 ‘희소성’, ‘배타성’, ‘가격’이다. 지난해 구찌, 버버리, 랄프 로렌, 발렌시아가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사업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를 시도했고 이를 통해 이미 수십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추가 발생시켰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도 2030년까지 명품 시장의 10%는 NFT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이키는 디지털 패션 브랜드 RTFKT를 인수했다. 360만~1200만원 가격의 디지털 운동화는 7분만에 300켤레 넘게 팔리면서 36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① 희소성
프라다와 아디다스가 진행 중인 NFT 프로젝트

우선 위·변조가 용이한 디지털 세계에 NFT라는 일종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개런티 카드’가 도입되면서 진품을 판별할 수 있게 됐다. 즉 메타버스에 내놓은 명품 의류에 대체 불가능한 토큰인 NFT를 담아, 디지털 의류의 희소성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프라다는 아디다스와 함께 NF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고객들이 제출한 사진 가운데 3000점을 선정해 하나의 타일 형태의 디지털 예술품을 제작, 경매로 판매할 계획이다. 발망은 NFT 발행을 위해 바비 인형 제작사인 마텔과 손잡았다.

② 배타성
버버리가 블랑코스 블록 파티에 선보인 한정판 아바타

다만 희소하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없다. 명품은 소비자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꿈, 환상, 야망 등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의 내가 현실의 나만큼이나 중요한 자아로 여길 수 있도록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배타성이 필요한 이유다. 구찌, 버버리, 발렌시아가가 가장 주력한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버버리가 메타버스 게임 ‘블랑코스 블록 파티’에 내놓은 한정판 아바타 샤키 B의 최고 리셀가는 131만원에 달한다. 출시가격(35만원)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이미 구찌와 버버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의류를 판매하며 “나만의 스타일을 뽐내보세요” 등 메시지를 전하는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발렌시아가 역시 지난해 비디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스킨을 판매했다.

③ 가격
명품 패션 브랜드가 앞다퉈 디지털 자산을 개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Stanislav Chegleev]

디지털 세계에 내놓은 디지털 상품이 그 자체로 가치를 갖기 시작한 뒤로 예술품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 시장에서도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돌체앤가바나가 명품 마켓플레이스 UNXD와 손잡고 선보인 첫 NFT 컬렉션 ‘제네시스 컬렉션-콜레치오네 제네시’는 경매가 66억원에 낙찰됐다. 고인이 된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생전에 행운으로 여기던 숫자 7에서 착안된 77유로의 777개 NFT 애니메이션 캐리커처는 33초만에 동이 났다. 나이키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디지털 패션 브랜드 RTFKT(아티팩트)가 출시한 360만~1200만원 가격의 운동화는 7분만에 600켤레가 넘게 팔렸다. 36억원에 이르는 매출이다.

명품업계 IT 관계자는 “그동안 위조 제품과 싸워야만 했던 아티스트와 명품 패션계가 NFT로 구현된 ‘메타 패션’이 가진 가치를 느끼고 있다”라며 “디지털 환경에서도 자체 생태계를 만들고 싶은데 NFT가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수단을 넘어 하나의 ‘툴(tool·수단)’이라는 게 검증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가, 언제, 어떤 컬렉션으로 디지털 고객과 더 잘 연결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