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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신한, 격차 벌린 라이벌…쫓아오는 카뱅
KB, 신한 따돌리고 2년 연속 리딩뱅크 수성
내부VS외부, 살림 이끌 CFO 차별화 ‘관건’
카카오뱅크, 2000억원 당기순이익
비이자부문 매출 확대로 시장 입지 굳혀

윤종규 KB금융 회장(左),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右)

[헤럴드경제=서정은·박자연 기자]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KB금융지주가 신한지주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2년 연속 승기를 잡았다. KB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 또한 은행·비은행에서 성장을 보였지만, 사모펀드 악몽의 그림자를 떨치지 못했다. 원조 형님들의 견제 속 카카오뱅크 또한 역대 최대실적을 거두며 순항세를 보였다.

▶4조클럽 입성… 은행·비은행 성장 불구 사모펀드가 가른 실적=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지주는 2021년에 나란히 순이익 ‘4조클럽’에 입성했다. 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4조40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신한지주가 거둔 4조193억원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3조45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지주(3조4150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는데, 2021년에는 격차를 4000억원대로 벌려 리딩뱅크 입지를 굳혔다. KB금융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성장, 푸르덴셜생명 및 프라삭 등 M&A로 인한 5000억원의 추가 이자이익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신한지주는 투자상품 손실 관련 4676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하며 순이익에 악영향을 줬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3년 연속 신한은행을 뛰어넘었다.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590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7%가 늘었다. 순이자이익, 순수수료수익이 각각 7조7285억원, 1조1879억원으로 14.4%, 11.2%씩 성장했다.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에 힘입은 결과다. 순수수료수익은 신탁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이끌었다.

신한은행은 2조494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대비 11.5% 성장에 성공했다. 대출 성장에 따른 수익성 증대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으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24.6% 급감하며 비이자이익에 타격을 줬다.

비은행 실적도 차이가 났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3208억원으로 전년보다 107.3% 증가했다. 다만, 이는 1년 전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부진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라임펀드 관련 손실로 인한 일회성 비용은 신한지주와 KB금융 실적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KB증권은 브로커리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호조로 59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39.6% 성장, 사상 최대실적을 새로 썼다.

2020년 9월 KB금융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이익에 반영되며 성과에 기여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체 그룹사 중 네번째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39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년전에 비해 14.3%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자산운용손익 증가에도 사고보험금 증가에 따른 사업비차손익 감소 영향이 이를 압도한 여파다.

▶내부성골 택한 신한 VS 순혈주의 깬 KB, CFO 관전포인트=올해 지주 살림을 책임질 재무총괄(CFO)을 두고 양사가 각기 뚜렷한 색을 드러낸만큼 이 부분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신영증권, 대우증권 등 국내 증권사 뿐 아니라 도이치모건그렌펠증권, ABN AMRO증권, JP모건 등 해외사를 거친 서영호 전무를 CFO로 기용했다. 직전까지는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을 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KB금융 내 순혈주의를 깬 과감한 인사로 풀이된다. 적극적 인재 기용으로 KB금융을 확고한 글로벌 리딩뱅크로 이끌겠다는 윤종규 KB금융지주의 인사론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이태경 신한지주 CFO는 1992년 신한은행 입행 이후 지주와 은행에서 경영관리, 재무기획 업무 등을 맡다 직전까지 은행 베트남법인을 이끈 일종의 ‘내부성골’로 꼽힌다. 누구보다 신한금융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을 제일 잘 파악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주가부양이 시급한 상황에서 재무 안정 속 변화를 이끌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실적을 보면 뼛속까지 신한 출신인 이태경 CFO와 외부인사를 통해 변화를 이끌 서영호 CFO의 경쟁에 따른 결과물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출범 5년차, ‘플랫폼’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79.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금융주 시가총액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특히 영업이익이 두 배로 뛰며 성장 폭을 키우고 있다. 수익 모델이 이자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도 카카오뱅크의 매력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비이자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이상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전년도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이익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 9.2%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차별성에도 주가 대비 수익이 떨어진다는 평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00이 넘는다. 기존 금융권은 한자리대 PER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1분기 선보일 주택담보대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9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에 내놓을 새로운 주담대가 올해 카카오뱅크 여신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신용대출에 편향돼있던 여신을 신규 론칭할 주담대, 기존 주담대, 기업대출로 다양화할 것”이라며 “올해 여신 성장을 10%대 중후반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중 절반을 새로운 주담대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lucky@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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