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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가구당 1.8억원 빚더미…美 가계부채 14년만에 최대
뉴욕 연은 ‘가계 부채 보고서’ 발표
지난해 4분기 총 부채 1경8672조원
연간 증가액도 1조2000억원 ‘역대급’
주택·車 가격상승, 보복소비 주요인
오미크론 변이 등 확산 장기화 악재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여파로 미국 가계 부채 규모가 지난 한 해에만 1조달러 넘게 급증하며 2007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날 발표한 ‘가계 부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의 가계 부채가 15조5800억달러(약 1경867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한 가구 당 평균 15만6000달러(약 1억8673만원)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는 셈으로 뉴욕 연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최대치다. 연간 증가액은 1조200억달러(약 1222조원)로 1조600억달러(약 1270조원)가 늘었던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폭이 컸다.

가계부채의 폭발적 증가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담보대출 급증이 가계부채 총액 증가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전체 가계부채의 70.2%(10조9300억달러, 약 1경3083조원)를 차지하는 주택 담보대출의 규모는 2021년 한 해 동안만 8900억달러(약 1065조원)가 늘었다.

CNN비즈니스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보고서를 인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 주택 가격이 평균 30% 상승했고, 지난해에만 약 20%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부족으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한 것도 가계부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동차 관련 가계 부채액은 전년 대비 900억달러(약 108조원) 늘어난 총 1조4600억달러(약 1748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구매를 위해 발생한 신규 대출액은 7340억달러(약 879조원)로 집계 이래로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뉴욕 연은은 “미국 내 신차 가격이 11.8% 상승했고, 중고차 가격은 무려 37.3%나 높아지며 자동차 할부 금융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위드 코로나’ 분위기를 타고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보인 것도 가계 부채 증가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가계 부채 증가액이 지난 4분기에만 520억달러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만, 뉴욕 연은은 “‘보복 소비’ 등으로 지출 자체가 증가했을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착시적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 부채를 기록하고 있지만, 뉴욕 연은은 현재까지 가계 경제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팀 두이 미 오리건대 교수는 “경제가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가계 소득이 상승하면서 부채를 늘릴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며 “역사적 기준으로 봤을 때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적정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뉴욕 연은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 등의 확산으로 팬데믹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던 일부 대출자들을 중심으로 상환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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